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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표 받는데 3시간…불산 검진 대기 '분통'

<앵커>

구미 불산가스 누출 사고로 지금까지 병원에 간 사람이 8천 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건강검진 한 번 받으려면 새벽부터 몇 시간씩 줄을 서야됩니다. 그것도 선착순 안에 들지 못하면 허탕치기 일쑤입니다.

TBC 이종웅 기자입니다.



<기자>

한겨울처럼 두꺼운 옷에 마스크를 낀 사람들이 300m 넘게 길게 줄 서 있습니다.

[오영근/구미시 옥계동 : 새벽 4시쯤 나왔고요, 어제 왔다가 인원수가 다 찼다고 해서 오늘은 일찍 나오자 해서 새벽에 나오게 됐어요.]

오전 9시부터 나눠주는 번호표를 받아야 오전 11시부터 시작되는 안동의료원의 무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루 진료 가능 인원은 200명, 선착순 방식이다보니 2~3시간 줄을 섰지만 그냥 돌아가는 사람이 부지기수, 분통이 터져 나옵니다.

[오세흠/구미시 산동면 : 회사에서 근무를 하는 사람인데 첫날 표 받으러 가야 한다 이야기를 해서 왔다가 못 받았어요, 그 다음날 표 받으러 간다고 해서 또 나왔어요, 어제 나오고 오늘 또 나왔어요, 회사에서 뭐라고 하겠어요?]

지난 5일 무료 건강 검진이 시작된 뒤 아침마다 반복되는 풍경이지만 검진 차량 추가 배치나 진료 시간 연장 등의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피해 마을 주민과 공단 근로자 등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려던 건강영향 조사는 주민들과 접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아직 시작도 못했습니다.

또 사고 초기부터 불산 농도 측정을 위한 진료 환자의 소변 채취 등이 없다보니 건강 조사에서 의학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지도 미지수입니다.

[우극현/순천향 의대 산업의학과 교수 : 24시간 이내에 60% 빠져 나갑니다. 물질이 들어왔을 때 배설되는, 반토막으로 줄어드는 시간이, 60%가 빠져나가는 시간이 하루가 안 된다는 거죠.]

구미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지만 폭주하는 건강검진을 뒷받침할 의료 지원은 부족하고 건강영향조사는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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