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년 반 전에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제미니호 선원의 가족들이 절규하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남편이 제발 무사히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지만 기약없는 협상 앞에 자꾸만 무릎이 꺾입니다.
채희선 기자입니다.
<기자>
무장한 해적이 겨눈 총부리 앞에서, 남성 4명이 자신들을 잊지 말아 달라며 애원합니다.
[제미니호 피랍 선원 : 힘든 일인 줄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지난해 4월 케냐 해상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싱가포르 선적 제미니호 선원들입니다.
노심초사하며 석방소식만 기다리던 선원 가족 30여 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도움을 청했습니다.
[이지선/제미니호 피랍 선원 가족 : 제가 대학생이 된 후에 아버지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한순희/제미니호 피랍 선원 가족 : 국민 여러분. 우리 가족들을 살려 주십시오. 제발 살려주십시오.]
지난 9월에는 청천벽력같은 말도 들었습니다.
[정부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가족들에게 기대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제미니호가 싱가포르 소유의 배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해결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해적의 요구금액이 너무 커 싱가포르 선주사의 석방교섭은 지지부진합니다.
외교통상부는 가족과의 면담에서 빠른 시일 내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일정이 없어 가족들은 쓸쓸하게 발길을 돌려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