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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22만 그루 나무 방치…"산사태 불안"

<앵커>

지난 여름 태풍으로 20만여 그루의 나무가 쓰러졌습니다. 산과 들에 쓰러진 나무가 그대로 방치돼있는데, 보기에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산사태까지 일으킬 수 있습니다.

유병수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영월 두위봉의 자작나무숲입니다.

빽빽하던 자작나무 숲은 벌채라도 한 듯 이리저리 꺾여 속살을 드러냈습니다.

뿌리를 드러낸 채 맥없이 쓰러진 나무도 눈에 보이는 것만 수백 그루입니다.

30m가 넘는 낙엽송도, 3,40년생 아름드리 잣나무와 소나무도 뿌리째 뽑혔습니다.

그나마 뿌리가 깊은 나무들은 부러져 나가 생장점을 잃고 고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태풍 '산바'의 강풍으로 강원도에만 9000여 그루의 나무들이 피해를 봤습니다.

연달아 세 번의 태풍이 지나간 전남 강진의 편백나무 숲은 아예 폭탄을 맞은 듯 산 한쪽 면이 쑥대밭으로 변했습니다.

지름 4,50cm에 이르는 편백 5만 7000그루가 순식간에 부러져 나갔습니다.

[이종주/전남 강진 산림조합장 : 50년 이상, 한 100여 년 키운 산림이 발가벗은 듯 훼손돼서 80대 노인들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합니다.]

태풍으로 전국의 임야에서 쓰러진 나무는 26만여 그루로 집계됐습니다.

만약 비라도 많이 내렸더라면, 쓰러진 나무들이 계곡을 따라 빗물에 휩쓸려 내려가면서 아래에 있는 민가나 농경지를 덮칠 수도 있었습니다.

[황주홍/민주통합당 의원 : 하나의 시한폭탄입니다. 물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잘못하면 큰 산사태를 일으켜서 인명피해를 불러올 수 있고요.]

작년 우면산 같은 산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태풍이 지나간 지 한 달이 넘도록 쓰러진 나무 대부분이 현장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15%만이 수거됐을 뿐, 22만 그루는 손도 못 대는 실정입니다.

[최종문/산림청 영월국유림관리소 : 별도의 긴급 벌채 예산이라든가 인력이 턱없이 모자라서 현재 빠른 시일내에 복구를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내년 여름까지도 치운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더구나 겨울에는 산불 진화를 어렵게 만드는 불쏘시개 역할을 할 거라는 지적도 많아 이래저래 걱정만 키우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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