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 시체까지…쓰레기 호수로 변한 대청호

<앵커>

충북 옥천군에 있는 대청호가 거의 쓰레기밭으로 변했습니다. 쓰레기를 가둬 둔 펜스마저 끊기면서 어민들이 그물을 던지면 쓰레기만 올라오고 있습니다.

CJB 황상호 기자입니다.



<기자>

가을 어로작업이 한창이어야 할 마을에 온갖 쓰레기들이 밀려 왔습니다.

부서진 스티로폼에 술병과 커피캔까지 그야말로 '물 반 쓰레기 반'입니다.

배를 타고 대청호에 들어가려 하는데도 선착장 쓰레기를 치우고서야 겨우 출발 할 수 있습니다.

호수 가장자리는 그야말로 거대한 쓰레기밭입니다.

나뭇가지와 음료수 병, 심지어 농약병까지 둥둥 떠다닙니다.

대청호 한복판에 들어와 봤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밀려온 쓰레기와 함께, 온갖 악취까지 나고 있습니다.

어부들은 배 스크루로 쓰레기를 멀리 밀어낸 뒤 겨우 그물을 놓을 수 있습니다.

[박종근/어부 : 그물 찢어지는 것도 문제고, 우선 손질하는 것이 쓰레기가 막 채워서 올라오니까 그것 뜯어내느라 시간이 더 오래 걸리죠.]

대청호 쓰레기가 상류로 올라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주 목요일.

쓰레기를 막아 놓았던 11자형 차단 펜스가 끊어지면서 순식간에 퍼져나갔습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 : 누가 그렇게 한 건지, 무슨 요인에 의해서 끊어진 건지…. 낚시꾼일 수도 있고, 아니면 배를 이용해서 거기 왔다갔다하는 분들이….]

쓰레기와 악취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주민들은 애태우고 있습니다.

[손학수/옥천군 군북면 : 쓰레기 썩는 악취가 막 나지요. 짐승 죽은 것도 있고. 호박 같은 것도 떠 내려오고. 풀 썩는 게 쓰레기 썩는 냄새가 말도 못해요.]

충청권의 젖줄인 대청호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으면서 어민들은 물론 주민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