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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잃어버려…" 대역 데려다 6억 예금 '꿀꺽'

치매 걸린 할머니 돈 빼돌린 일당

<앵커>

치매에 걸린 할머니의 은행 예금 6억 원을 몽땅 빼돌린 고약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할머니를 닮은 대역을 앞세워서 은행 직원을 속였습니다.

임태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4월 경기도 남양주의 한 은행에 한 할머니가 아들처럼 보이는 40대 남성과 함께 찾아와 통장 분실신고를 했습니다.

은행 직원에게서 통장을 재발급 받은 할머니는 실제 통장 주인과 비슷한 연령대에 생김새만 닮았을 뿐,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은행 직원 : 이상하거나 어색한 점을 전혀 못 느꼈거든요. 얼굴도 (신분증과) 완전히 똑같았고요.]

진짜 통장 주인은 서울 서초동에 살고 있는 82살 김 모 할머니.

김 할머니의 대역을 내세우고 아들 행세를 한 46살 이모 씨는 재발급 받은 통장에서 19차례에 걸쳐 모두 6억여 원을 빼갔습니다.

[피해 할머니 아들 : 어머니께서 충격이 크셨죠. (은행에) 믿고 맡기는 것 아니겠습니까? 돈을 찾을 때도
아무나 가서 주는 것이 아니고 확인이 돼야 주는 것인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범행은 공범인 57살 신 모 씨가 올해 초 김 할머니 집에 CCTV 설치공사를 해주다가 할머니와 친해지면서 시작됐습니다.

신 씨는 할머니가 치매를 앓는 점을 이용해 계좌번호와 통장 비밀번호 등을 알아낸 뒤 이 씨와 예금인출 계획을 짰습니다.

[이 모 씨/피의자 : 빌린 돈을 좀 갚았고 나머지는 일로 썼습니다. (강원랜드에는 왜 갔어요?) 경찰에 쫓기다 보니까 이제 이걸 조사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좀 괴로워서 그랬습니다.]

경찰은 빼돌린 돈 대부분을 도박으로 탕진하다 붙잡힌 이 씨를 구속하고, 도망간 신 씨와 통장 주인행세를 한 대역 할머니를 쫓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설민환,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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