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사태도 속출했습니다. 경남 함양에서는 수백 톤의 토사와 흙탕물이 온 마을을 뒤덮기도 했습니다.
위험천만한 순간, 이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남 함양의 한 마을에 계곡물이 덮쳤습니다.
산사태로 도랑이 막히자 성난 흙탕물이 마을로 쏟아져 들어온 겁니다.
거센 물길은 담장을 무너뜨리고 집으로 그대로 들이닥칩니다.
주민들은 꼼짝없이 발이 묶였습니다.
[이춘길/주민 : 앞집에 마당까지 물이 차고 나가, 면 직원들이 와서 다 대피시켰어요. 태풍 '매미' 때도 이러진 않았어요.]
마을 길은 수백 톤의 토사 더미에 완전히 묻혀 버렸습니다.
중장비를 긴급 투입해 물길을 돌리려 하지만 작업이 쉽지 않습니다.
근처 하천에는 흙더미에 떠밀려 온 굵은 통나무들이 다리 난간에 걸려 물길을 막고 있습니다.
흙탕물의 성난 기세는 이처럼 순식간에 다리를 집어삼킬 듯합니다.
하천물이 역류하면서 농경지는 순식간에 물에 잠겨버렸습니다.
주민들은 늑장행정이 부른 인재라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송기윤/농민 : 준설을 해주라고 면사무소에 몇 번 건의를 했습니다만, 하천이 이렇게 범람해서 농경지를 전부 다 덮은 상태입니다.]
함양에서 거창 구간 88고속도로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왕복 2차로를 덮쳤습니다.
차량 10여 대와 경찰 순찰차까지 고립됐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잇따른 태풍으로 약해질 대로 약해진 지반이 무너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산사태가 속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