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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공화국' 오명 쓴 한국…하루 43명 숨져

<앵커>

우리나라는 하루에 43명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습니다. OECD 국가 가운데 자살율 1위입니다. 오늘(10일)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서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신승이 기자입니다.



<기자>

임대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 74살 정 모 씨는 지난 6년 동안 무려 세 차례나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이혼한 뒤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려 오다가 건강마저 나빠지자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하게 됐다며 참담함 심경을 털어놓았습니다 정모씨 2452 "내가 살아가는 길이, 그 길이 캄캄한거에요.

[정 모 씨/74살, 세 번 자살 시도 : 내가 살아가는 길이, 그 길이 캄캄한 거에요. 내가 뭐하러 이 세상에 살아 있는 건가, 이렇게 쪼들려 가면서... 차라리 내가 없어지는게...]

서울의 한 영구 임대아파트에선, 지난 석 달 동안 주민 일곱 명이 잇따라 목숨을 끊었습니다.

빚더미에 시달리거나 장애인 가족을 부양하기 힘들게되자 스스로 삶을 포기한 겁니다.

[이웃주민 : (자살한 사람이) 사고를 냈대요. 그래서 간신히 물어 줬어요. 재수가 없으려니 (또 사고를 내고) '이 세상 살아서 뭐하냐'...]

지난 2010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1만 5천여 명.

40대 남성 가장과 60대 이상 노인의 자살률이 특히 크게 늘었습니다.

[송인한/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 양극화로서 소외받고 또 다시 그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서 삶에서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것들이 문제가 아닌가…]

보건 복지부 조사결과 성인 여섯 명 가운데 한 명은 한 번 이상 자살을 심각하게 고려해봤다고 답했습니다.

20대부터 50대까지는 경제적 어려움을, 60대 이상은 가난과 질병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생명의 전화(자살 시도 직전 상담) : 겨울에 일을 못 다녔어요. 그래서 방세를 밀리다 보니까, 한 번 밀리니까 계속, 그 월세가 100만 원인데 다 밀려 버린 거에요.]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만도 연간 10만 명.

자살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병폐로 간주해 국가적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합니다. 

<앵커>

신승이 기자 나와있습니다.

자살할 가능성이 유달리 높은 이른바 '고위험군'이 있다면서요?

<기자>

자살은 한 번 시도 하면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도한다는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1년 안에 다시 시도하는 비율이 16%나 되고 4년 안에 다시 시도하는 경우는 21%나 된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또 주위에서 자살을 목격하거나, 간접 경험한 사람은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들이 이른바 자살 '고위험군'인데요 자살 예방을 위해선 반드시 지속적으로 대면 상담을 하면서 별도 관리를 해야 합니다.

<앵커>

우리가 자살률로는 OECD 국가 중에 1위라고 하는데 실제적으로 이 자살에 대한 예방책, 정부의 대책 차원에서는 훨씬 더 떨어지는 거 같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자살자에 대한 관리는 보건복지부 산하의 정신보건센터가 맡고 있습니다.

전국각지에 180곳 정도가 있는데, 한 곳 당 근무 인력은 평균 5명 밖에 안 됩니다.

한해 상담 인원이 13만 명이니까 직원 1명이 2만 5천 명을 상담하고 있는 셈입니다.

예산도 센터 한곳당 1억 5천만 원밖에 안 됩니다.

자살률 1위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예산과 인원의 대대적인 확충이 있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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