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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소셜커머스 티켓' 약인가, 독인가?

<앵커>

일정 수의 구매자들이 모이면 싼 값에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인터넷 소셜커머스가 최근엔 공연계에서도 새로운 티켓 유통망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관객 입장에서는 저렴하게 표를 살 수 있고, 제작사 입장에서는 팔리지 않은 표를 처분하는 일이기도 한데 과연 이 소셜커머스, 공연계에 좋기만 한 일일까요?

안서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VIP석 가격이 57만 원이나 해 기획 단계부터 고가 티켓 논란에 휩싸였던 야외 오페라 '라보엠'이 우여곡절끝에 지난 주말 공연됐습니다.

티켓 판매가 저조하자, 기획사는 공연을 며칠 앞두고 45만 원 짜리 R석 티켓을, 학생 6만 원, 일반 12만 원에 내놨습니다.

학생의 경우 87%나 할인된 가격입니다.

하지만 제값을 내고 표를 구매한 관객들은 기분이 좋을 리 없습니다.

['라보엠' 관객 : 공연을 볼 때 앞에 있는 사람들이 저희보다 싼 가격으로 더 좋은 자리에 앉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최근 공연계에선 새로운 티켓 유통망으로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작품에 대한 인지도를 단기간에 높이고, 평소 외면받던 시간대의 표나 안 팔리던 좌석까지 팔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입니다.

[공연기획사 관계자 : 많은 공연 가운데 수익이 나는 공연은 몇 개밖에 안 되고, 그런 상황에서 객석을 채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소셜커머스를 통한 티켓 판매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러나 제작사 입장에서는 결코 남는 장사가 아닙니다.

티켓 가격을 절반 이상 할인해 주는데다가 소셜커머스 업체가 매출의 10~20%가량을 수수료로 떼어가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공연은 제값 주고 볼 필요 없다'는 인식이 관객에게 확산된다는 겁니다.

[원종원/순천향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 무리하게 할인하게 되면 오히려 제값에 사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게 마련이고, 결국 안정적인 공연시장 확보는 요원한 일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장의 티켓 팔기에 급급하기보다는 작품의 예술성과 완성도로 승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공연 시장을 넓히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영상취재 : 최남일, 황인석, 영상편집 : 최준식,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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