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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뒤 서울 약수터 대장균 오염…수질 악화

<앵커>

장마와 태풍이 한바탕 지나간 뒤에 후유증이 약수터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약수터마다 대장균 오염으로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호건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고덕동의 한 공원 약수터.

이른 아침부터 물을 뜨려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하루 1천 명 이상 약수터를 찾습니다.

[동네 주민 : 여기 오는 사람들이 물 좋다고 여기 찾아서 막 오고 그랬어요. 그냥 안 끓이고 이 물 먹어요.]

하지만 이 약수터는 지난달 수질검사에서 대장균이 검출돼 식수 부적합 판정을 받았습니다.

관할 구청에서 식수 부적합 경고 문구를 붙여놓았지만 있으나 마납니다.

[주민 : (음용 부적합 쓰여는데 드셔도 괜찮으시겠어요?) 틀어놓으니까 사람들 계속 뜨러 오잖아요. 이걸 써 붙이려면 이걸(물이) 나오게 하지 말든지 해야지.]

서울 시내 다른 약수터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약수터입니다.

이곳 역시 수질검사에서 음용 금지 판정을 받았지만, 이용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구석에 경고 표지만 붙어 있는 약수터부터 경고 표지판 바로 옆에 수질이 양호하다는 표지판이 함께 붙어 있는 곳도 있습니다.

지난 7월 서울 시내 약수터 273곳을 조사한 결과 70%가량이 식수 부적합 판정을 받았습니다.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은 8월 검사에서도 중간집계결과 부적합률이 60% 안팎에 이르고 있습니다.

약수터 오염의 주범은 장마와 태풍입니다.

정상적으로는 빗물이 토양층을 통과하면서 자연스럽게 걸러져서 깨끗한 지하수가 된 뒤 약수터로 흘러나옵니다.

문제는 장마나 태풍으로 비가 많이 내리면 토양층의 오염물질이 그대로 지하수로 유입돼 약수터 수질이 일시적으로 악화된다는 것입니다.

[박찬구/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음용용수팀장 : 끓여 먹어도 포자 상태로 사멸 안 되는 세균 있기 때문에
아예 안 먹는 게 낫다.]

오염된 약수터 수질이 회복되려면 3달 이상 걸릴 수도 있습니다.

시민들은 여름철 약수터 이용을 자제하고, 당국은 일시적으로 전면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합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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