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전북, 계속된 강풍·폭우에 망연자실

<앵커>

전북 지역은 상처가 더 깊습니다. 강풍을 몰고 온 볼라벤이 한 차례 지나간 자리에 이어서 폭우까지 쏟아지면서 피해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JTV 하원호 기자입니다.



<기자>

누런 흙탕물이 농가 주택을 집어 삼켰습니다.

물바다가 된 마당에는 살림살이가 둥둥 떠다닙니다.

무섭게 쏟아진 빗줄기에 저수지 둑이 붕괴 될 위기에 처하자 아래쪽 주민 300여 명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김영숙/대피 주민 : 아무것도 못 가지고 나왔어요. 빨리 나오라고 해서 옷만 하나 들고 나왔어. 아무것도 못 가지고 왔어.]

하천 둔치에 있던 나무는 가지만 남긴 채 온통 물에 잠겼습니다. 전북 정읍에 오늘 하루 2백 밀리미터의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동진강 유역에는 홍수주의보까지 내려졌습니다.

강풍을 몰고 온 태풍 볼라벤에 이어 태풍 덴빈으로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복구작업은 모두 중단됐습니다.

비바람을 막아주던 비닐하우스가 강풍에 뜯겨 나가면서 오이밭에는 벌써 어른 발목까지 물이 들어찼습니다.

엎친 데 덮친 재앙, 수확을 앞둔 멜론밭은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됐습니다.

입과 줄기가 썩기 시작했고, 몰에 젖은 멜론은 모두 내다 버려야 할 판입니다.

[박세엽/멜론 재배농민 : 비가 많이 와서 고랑에 물 차고, 넝쿨이 다 상했어요. 먹고 살지 말라는 거죠. 더 이상 희망이 없어요.]

바람에 꺾이고 폭우에 상처받은 농민들은 이제 깊은 시름에 잠긴 채 하늘만 원망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JTV 정동렬, 영상편집 : JTV 김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