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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전자발찌…주거지역 범행 '속수무책'

<앵커>

성폭력이나 살인, 미성년자 유괴를 저지른 범죄자의 재범을 막기 위해 보안된 게 이 전자발찌입니다. 24시간 위치추적이 가능합니다. 지난 2008년 도입돼 현재 1030명에게 채워져 있습니다. 전자발찌 도입 전후를 비교하면 성폭력 재범율이 14.8%에서 1.67%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수치만 놓고 보면 효과가 있는 게 분명해 보이는데, 이번 사건에서도 보셨듯이 분명 구멍이 있습니다.

문제점과 대안을 조성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가정주부를 살해한 서 씨는 성폭력 전과 3범이었지만, 법무부 보호관찰소에선 모범 관리대상자였습니다.

보호관찰소의 출석 명령이나 면담에 꼬박꼬박 응했고, 스스로 일자리까지 구했습니다.

그런 서 씨에게 전자발찌는 눈속임용 장식품에 불과했습니다.

전자발찌를 찬 전과자는 법무부가 위치와 이동 경로를 24시간 추적하는데, 발찌를 훼손하거나 관제센터 감응 범위에서 벗어나는 경우, 혹은 늦은 밤 돌아다니는 등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한 보호관찰관이 직접 찾아 나서진 않는 점을 노렸습니다.

서 씨처럼 아침이나 대낮에 자신의 주거지 근처에서 범행을 저지르면 전자발찌는 말 그대로 무용지물입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충동 억제에 상당히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 과거력을 가진 자 위주로 경찰의 관리의 시스템을 좀 더 타이트하게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서 씨는 범행 당일 아침 소주 한 병을 마신 뒤 갑자기 성욕을 주체하지 못해 범행 장소로 향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전자발찌 때문에 위치가 노출된다는 심리적 저지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성 충동을 막는 효과는 없었던 겁니다.

서 씨 같은 상습 성범죄자들에 대해 성충동 약물 치료, 이른바 화학적 거세를 할 수 있게 지난해 7월 제도가 도입됐지만 1년이 넘도록 시행 사례는 단 1건에 불과합니다.

성범죄가 순간적인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저지르는 일종의 정신병인 점을 감안해 성충동 약물치료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공진구,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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