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계속된 폭염이 바다 생태계에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수온이 오르면서 적조 현상에 쓸모없는 해파리떼만 늘고 어획량은 급감해서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KBC 이동근 기자입니다.
<기자>
완도 앞바다의 멸치어장입니다.
바다에 놓아둔 그물을 들어 올려 보지만 멸치 어획량이 예년 같지 않습니다.
해파리와 물 알 같은 바다 생물이 뒤엉켜 상자에 절반을 채우지 못합니다.
고수온에 해파리떼까지 겹쳐 한 달 째 출어를 포기했던 어민들은 기대 반 우려 반 바다에 나섰지만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소철순/완도 멸치잡이 어민 : 작년에 비해서 많이 떨어진 편이죠. 작년에는 많이 잡았는데, 지금은 수온이 갑자기 올라가다 보니까 멸치가 안 들어 올려지고 해파리만 많이 잡히니까…]
멸치 작업으로 북적이던 어촌마을에는 적막감마저 흐릅니다.
예년 같으면 멸치의 건조작업과 포장작업이 한창인데 어획량 감소로 창고마다 썰렁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멸치로 가득해야 할 내부는 휑하고 건조기와 선별기도 가동을 멈췄습니다.
도로가를 차지했던 건조 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멸치가 바다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초여름 어획고가 높은 병어와 젓새우는 물론 일반 활어들까지 지난해보다 어획량이 크게 줄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병어와 젓새우 등 일부 어종은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값이 뛰었고 제철을 맞은 꽃게와 오징어도 고수온 현상으로 어장이 형성되지 않아 예전에 없던 수산물 가격의 폭등도 우려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