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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부른 '카톡 욕설'…"SNS가 폭력의 공간"

<앵커>

한 여고생이 집단 따돌림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유족들은 자신의 딸이 SNS 공간에서
언어폭력에 시달렸다고 말했습니다.

정경윤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4일 낮 1시 15분쯤, 16살 강 모 양은 자신이 사는 아파트 11층에서 뛰어내렸습니다.

지난 6월 말 휴대전화 대화창에 또래 학생 15명이 남긴 수많은 욕설을 뒤늦게 본 부모가 문제의 학생들을 찾아가겠다며 집을 나서자마자, 강 양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강 양 아버지 : (딸이) 이겨보려고 50일 동안 (대화창을) 갖고 있었는데, 자기가 탈진하니까 오열하면서 죽고 싶다고… 학교에 도저히 못 가겠다고 하더라고요.]

욕설을 남긴 학생들은 강 양이 지난해 사귀다 헤어진 남자친구의 친구들로, 여러 명이 한꺼번에 채팅할 수 있는 카카오톡 대화창에 강 양을 초대해 놓고 1분에 40여 개가 넘는 욕설을 번갈아가며 퍼부었습니다.

또 강 양과 친구 관계를 끊었다는 한 학생의 글에 '축하한다', '드디어 남자가 됐다'는 등 비아냥거리는 댓글을 쉴 새 없이 달았습니다.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우울증으로 병원 치료까지 받던 강 양은 SNS 공간에서 받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했습니다.

유족들은 SNS가 강 양에게 폭력의 공간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강 양의 자살 원인을 조사하는 경찰은 관련 학생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벌이고 모욕죄 적용 여부를 비롯한 사법처리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강 양 아버지 : 또래가 됐든, 동생이 됐든 언어폭력으로 세상을 버리는 애를 한 명이라도 막을 수 있다면… 총·칼보다 무서운 게 언어폭력이에요.]  

(영상취재 : 양두원·설민환,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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