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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의 불청객' 매미, 밤새 우는 이유는?

<앵커>

좋은 방법 같은데 복병이 또 있습니다. 창문이라도 열어놓고 잠 좀 청하려고 하면 방충망에 매미가 들러붙어서 고함을 질러대는데 아주 고역입니다. 낮에만 운다고 들었는데 왜 요즘은 밤마다 극성일까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유병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밤 10시가 넘었는데도 매미들이 요란하게 울어댑니다.

매앰맴 리듬을 갖고 울었다 멈추는 건 참매미입니다.

츠르르르 하고 쉴새 없이 울어대는 게 말매미입니다.

말매리 소리는 얼핏 듣기에도 참매미보다 훨씬 시끄럽습니다.

측정 결과, 90데시벨이 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천둥소리에 맞먹는 정도로서 주거지역의 야간 소음규제 기준인 45데시벨보다 2배나 높습니다.

[아파트 주민 : 밤새 울어요, 새벽까지. 잠을 잘 못자죠. 숙면을 못 취해요, 거의. 아기들도 못자고, 어른들도 못 자고.]

주로 낮에만 우는 매미가 밤에도 심하게 울어대는 이유는 뭘까?

밤에도 떨어지지 않는 기온과 도심의 환한 불빛 때문입니다.

[김일권/국립수목원 산림생물조사과 : 밤인데도 불구하고 워낙 밝은 불빛 때문에 낮인 줄 알고 착각해서, 또 열대야라 우는데 충분한  온도가 돼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산 꽃매미도 문제입니다.

도심 가로수마다 붙어서 나무 진액을 빨아먹는 대표적 해충이기 때문입니다.

꽃매미 등살에 진액을 다 뺏겨서 말라죽은 나무도 적지 않습니다.

약을 쳐 봐도 잠시뿐, 금세 다시 달라붙습니다.

[이보인/서울시 서초구청 공원녹지과 : 흡식성 해충이다 보니까 나무를 말라죽이고 여기서 나오는 분비물이 하층 주변 식재까지 피해를 주기 때문에….]

서울의 경우 과거에는 참매미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말매미와 꽃매미 숫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주로 아열대 기후 지역에서 서식하던 매미들이 점차 서식범위를 넓히고 있는 겁니다.

[김일권/국립수목원 산림생물조사과 : 열섬 현상이라든지, 최근 들어 온도가 상승해 월동을 할 수 있는 조건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말매미 소음 민원이 서울시내 구청마다 폭주하고 있지만 해충이 아닌 말매미는 함부로 잡을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여름밤 도심의 골치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공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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