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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이기는 '오조준'…경험이 메달색 좌우

<앵커>

활을 주제로 한 우리나라 영화 '최종병기 활'에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바람은 계산하는 게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양궁 경기 내내 바람이 참 많이 불었습니다. 우리 선수들은 바람을 어떻게 극복해내고 있을까요?

김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변덕스러운 런던 날씨 때문에 양궁 경기장에선 이변이 속출했습니다.

우리나라 최현주 선수는 어이없이 3점을 기록하기도 했고, 단체전에서 평균 220점이 넘는 점수를 기록했던 여자 양궁 선수들은 8강전에서 206점, 결승에선 210점에 머물렀습니다.

삼면이 관중석으로 둘러싸인 경기장에서, 소용돌이성 바람이 쉴 새 없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바람을 이겨내기 위해 선수들이 택하는 방법은 '오조준', 바람의 방향을 파악해 정중앙이 아닌 다른 곳을 향해 화살을 날리는 겁니다.

초속 5m의 바람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부는 경우, 선수들은 오른쪽 방향 8점 위치를 조준합니다.

맞바람은 화살을 가라앉힙니다.

화살 속도가 줄어 들며 중력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인데 이럴 때는 조준점을 위쪽으로 해 좀 더 멀리 날아가도록 해야 합니다.

반대로 뒷바람은 화살을 띄워 멀리 가게 하기 때문에 조준점을 아래쪽으로 잡고 시위를 놔야 합니다.

[이창환/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 비바람이 부는 경우에는 피켓 모서리 끝에 오조준하고 쏘는 선수들도 많고요. 밖에다 오조준하고 쏘는 선수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계산은 계산일 뿐 바람 세기와 방향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정상급 선수들의 경우, 결국 경험과 감각이 메달색깔을 좌우합니다.

[슛팅하는 순간에 바람이 바뀌거나 안 불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보통 양궁 선수들이 왼팔을 휘젓는 장면을 많이 보셨을 거예요.]

바람은 계산하는 게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라는 영화 속 대사처럼 순간 순간 바람을 이기며 태극전사는 세계정상을 지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이용한,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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