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앵커>
올림픽 양궁경기는 국가대표들끼리의 싸움이기도 하지만, 한국인 감독들의 대결이기도 합니다. 어제(28일)남자 단체전에서는 준결승에 올라온 네 팀의 감독이 모두 우리 한국인이었습니다.
권영인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과 이탈리아의 남자 양궁 단체 결승전입니다.
한국팀을 꺾고 올라온 미국팀은 이기식 감독이, 이탈리아팀은 석동은 감독이 조련했습니다.
우승팀은 마지막 발에서 가려졌습니다.
이탈리아 프란젤리가 쏜 화살이 10점 과녁에 꽂힙니다.
미국을 한 점차로 누르고 사상 처음으로 단체전 우승을 확정짓자 이탈리아 선수들은 환호했고, 스승 석동은 감독을 얼싸안았습니다.
[석동은/이탈리아 남자 양궁대표팀 감독 : 오늘 따라 선수들이 안정감이 있어서 별 걱정 없이 했습니다. 안정감을 찾으니까 어려운 순간에도 위기를 극복하는 거죠.]
석동은 감독은 양궁을 한국에 처음 보급한 고 석봉근 전 대한양궁협회 고문의 아들입니다.
선수로서 이루지 못했던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지도자로서 마침내 이뤘습니다.
은메달을 차지한 미국의 이기식 감독은 12년간 한국 대표팀 감독을 지냈습니다.
한국팀과 준결승 때도 적절한 작전지시로 역전승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기식/미국 남자 양궁대표팀 감독 : 바람이 계속 오른쪽, 왼쪽으로 불었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8,9점 지점을 2시 방향으로 시켰는데, 그게 우리가 이기게 된 이유 같습니다.]
한국과 3,4위전에서 맞붙은 멕시코 역시 이웅 감독이 이끌고 있습니다.
한국 국가대표 코치였던 이 감독은 15년 전부터 멕시코 팀을 조련해왔습니다.
올림픽 양궁에 참가한 40개국 가운데 한국인 감독은 12명이나 됩니다.
이제 이들이 만들어낸 또 다른 코리아가 한국 양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이병주, 영상편집 : 오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