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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맥주 600상자, 범인 잡고 보니 종업원

<앵커>

자신이 일하는 식자재 유통창고에서 1년 넘게 맥주 600상자를 훔친 종업원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사장은 훔친 맥줏값만 받고 종업원을 다시 창고에서 일하게 했습니다.

장훈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북가좌동의 한 식자재 유통창고.

지난해부터 이 창고에서 캔 맥주가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수백 가지의 물품 중에서 오직 캔 맥주만 없어졌는데, 워낙 조금씩 없어진데다 누군가가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온 흔적도 없어 사장은 도둑맞았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감쪽같이 맥주를 훔쳐간 건 실은 이 창고에서 1년 반 넘게 일한 종업원이었습니다.

지난해 여자친구가 생긴 이 40대 종업원은 데이트와 선물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결심했습니다.

모두가 퇴근할 때를 기다렸다가 미리 복사해 둔 출입문 열쇠를 이용해 창고를 털었습니다.

바로 노래방에 팔 수 있는 캔 맥주만 노렸는데, 1년 동안 600박스를 훔쳤습니다.

[이모 씨/피의자 : 처음엔 저도 떨려서 한 번만 하려고 했는데 두세 번 하다 보니까 이렇게까지 된겁니다.]

완벽한 범행처럼 보였지만, 모두 퇴근하기만 하면 나타나 창고에서 맥주를 빼가는 걸 수상히 여긴 주민의 신고로 덜미를 잡혔습니다.

유통 창고 사장은 훔쳐간 캔 맥줏값 1700만 원을 받고 종업원을 용서했습니다.

[유통 창고 사장 : 괘씸하지 왜 안 그렇겠어요. 하지만 여태까지 해온 것도 (성실하고). 양심껏 네가 주고 싶은 만큼만, 네가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만큼만 (돈을 달라고 했죠.)]

경찰은 이 종업원을 불구속 입건했고, 종업원 40살 이모 씨는 다시 창고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임우식, 영상편집 : 박선수, 화면제공 : 서울 서부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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