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냉방기 화재사고 급증…오래된 먼지가 주범

<앵커>

혹시 집에 있는 선풍기나 에어컨에, 먼지가 차 있는지 한 번 뜯어본 적 있으십니까? 유난히 더운 올여름에 선풍기나 에어컨에서 불이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오래된 냉방기일수록 더 많이 끼게 마련인 '먼지'가 바로 화재의 주범입니다.

얼마나 위험한지, 김종원 기자가 직접 실험해 봤습니다.



<기자>

연기 자욱한 지하실, 중무장한 소방관이 강력한 물줄기를 뿜어냅니다.

물을 집중적으로 뿌리는 곳은 불타 녹아내린 선풍기 위.

오래된 선풍기가 과열되면서 모터에 껴 있던 먼지에 불이 붙어 화재로 이어진 겁니다.

건물 천장을 뜯어내니 안쪽이 시뻘건 불구덩입니다.

천장 속을 지나가던 에어컨 전선이 과열되면서 불꽃이 튀었는데, 이게 역시 먼지에 옮겨 붙었습니다.

한밤중 학교에도, 텅 빈 교회에도 유독 더운 올여름 날씨에 하루가 멀다고 발생하는 냉방기 화재.

화재 원인은 대부분 먼지입니다.

먼지에 어떻게 불이 붙는지 실험을 해 봤습니다.

겨우내 창고에 보관하던 선풍기입니다.

보시다시피 겉에는 굉장히 먼지가 많이 꼈는데 안쪽은 어떨지 열어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김찬오 교수/서울 과학기술대학교 : 이 먼지가 이 속으로 들어가서 이 전동기 코일 위에 전선에 전부 들러붙어 있어요.]

내부에 먼지가 가득 찬 선풍기를 작동해 봤습니다.

30도였던 모터 온도가 30분 만에 74도까지 올라갑니다.

가전제품의 최고 온도 허용치인 70도를 훨씬 웃도는 수치.

만약 온도가 90도까지 올라가면 모터에 감긴 코일에 스파크가 일게 되는데, 그러면 주변에 달라붙은 먼지에 불이 붙게 됩니다.

실제로 선풍기에서 채취한 먼지에 스파크를 튀겨 보니, 반짝하는 찰나에 이미 먼지 더미엔 불이 붙어 타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먼지가 화재의 원인이 되고 또 모터가 고장 나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분해를 해서 이 먼지를 갖다가 청소를 해주는 것이…]

지난 3년간 이런 식으로 발생한 냉방기 화재만 180건.

선풍기나 에어컨을 청소할 때는 내부 먼지까지 청소하는 게 중요하고, 가동하다 뜨거운 느낌이 든다 싶을 땐 반드시 전원을 끄고 식혔다 사용해야 합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조무환, 화면제공 : 서울 관악소방서, 성북소방서)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