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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단관 극장' 역사속으로…눈물의 인사

<앵커>]

국도 극장, 스카라, 단성사. 이제는 기억 속에 남아있는 극장들이죠. 서울에 남은 마지막 단관 극장 서대문아트홀도 오늘(11일)부로 추억 속으로 사라집니다.

신식 건물들도 좋지만, 꼭 오래된 것이 쓸모없는 것만은 아닐 텐데 어쩐지 씁쓸한 마음도 듭니다.

류 란 기자입니다.



<기자>

마지막 상영을 앞둔 극장으로 아침부터 하나, 둘 관객이 몰려듭니다.

50년 단골 손님도 오늘이 마지막이란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습니다.

[이규하/서울 신사동 : 당시에는 여기가 사대문 안이니까 상당히 유명한 자리였어요. 초등학교를 여기서부터 다녔는데 없어진다니까 너무 섭섭하고.]

1964년 화양극장으로 문을 연 서대문아트홀은 서울에 남아 있는 유일한 단관 극장이었습니다.

60년대 낙원극장, 서울극장 등과 함께 전성기를 보내기도 했지만, 2000년대 들어선 멀티플렉스 극장들에 밀려 경영난에 시달렸습니다.

2008년에 노인 전용극장으로 탈바꿈해 티켓값을 2000원으로 내리며 관객들로 북적였지만, 결국 새로 지어질 대형 호텔 건설을 위해 자리를 내주게 됐습니다.

[이길웅/영사기 기사 : 밤부터 잠도 못 자고 아침에 출근해서. 이별을 하려니까 말도 못 하겠네.]

극장이 선택한 마지막 영화는 2차대전 직후의 이탈리아의 모습을 그린 '자전거 도둑'.

극장주는 관객 앞에 나타나 눈물의 인사를 건넸습니다.

[김은주/서대문아트홀 대표 : 오늘은 이 영화만 보시지 마시고 이 공간을 보시면 이게 서울에 마지막 남은 단관 극장입니다.]

[김명례/서울 구로동 : 이 극장 옛날부터 여기 있었잖아요. 그래서 처음부터 다녔거든. 마음이 좀 짠하네. 서운해.]

오늘 상영을 끝으로 48년 세월을 간직한 추억의 공간, 서울의 마지막 단관 극장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영상취재 : 주 범, 영상편집 : 설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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