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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 예방책 '사방댐', 미완성에 주민 불안

<앵커>

지난 해 우면산 산사태를 보고 지방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산에 사방댐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산은 파헤쳐 놨는데 장마가 시작되도록 완공되지 않은 곳이 몇 군데 있어서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박현석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의왕시 모락산 자락.

300mm가 넘는 폭우에 거센 물줄기가 산 중턱부터 콸콸 흘러내립니다.

산에 올라가 봤습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산이 이렇게 파헤쳐졌습니다.

장마는 이미 시작됐지만 산사태 예방을 위한 공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경기도는 지난달 27일까지 모락산에 모두 4개의 사방댐을 짓겠다고 나섰습니다.

약속된 날짜를 열흘이나 넘긴 오늘(6일) 제 형태를 갖춘 곳은 단 한 곳뿐입니다.

대신 곳곳에 벌건 속살을 드러낸 급경사지가 만들어졌습니다.

토사 유실에 대비해 천막을 덮어놨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 뿐, 이미 갈라지고 쓸려 내려가는 상황입니다.

[이수곤/국제학회 공동 산사태기술위원회 한국대표 : 빨리 공사를 마무리 하든지 아니면 그 전에 시작을 하지 말든지 해야 되거든요. 이렇게 굴착해 놓게 되면 오히려 산사태를 야기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산 바로 아래 아파트 주민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습니다.

[김미경/경기 의왕시 : 원래 그대로 있었을때는 그렇게 걱정 안 했어요. 나무 다 베 버리고 흙을 다 파헤쳐놓은 상태니까 너무 걱정되죠. 흙이 아파트로 덮칠까봐.]

공무원들은 오히려 일부 주민이 반대해 댐 건설이 늦어졌다고 주장합니다.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 관계자 : 그(공사 중지) 전에도 주민들의 반대가 계속 있었기 때문에 계속 진행을 못한 거예요. 반대가 엄청 많았어요.]

하지만, 벌목 같은 기초 공사를 지난달에야 시작했고 갑작스러운 공사에 놀란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서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방치하고 있는 겁니다.

현장을 찾은 전문가는 건설 방식과 시기 모두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너무 주먹구구식이에요. 왜 이 위치에 있어야 되는지, 이 규모로 만들어야 되는지, 이 높이여야 되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가 없습니다.]

산사태를 막겠다는 사방댐 건설 공사가 주민조차 설득하지 못한 채 오히려 주민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이승환, 주용진,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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