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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절개 아기, 특정 질환에 걸릴 확률 높다"

<앵커>

우리나라는 제왕절개 분만율은 OECD 국가 중 네 번째로 높습니다. 그런데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가 특정 질환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 37만여 명 가운데 40%인 14만 8000명은 제왕절개로 태어났습니다.

세계보건기구가 적정 수준으로 보는 제왕절개 비율 15%의 세 배 가까이 높은 수치입니다.

터키, 멕시코, 이탈리아에 이어 OECD 국가 중 네 번째로 높습니다.

고령의 산모가 많아진 탓도 있지만, 길일을 택해 출산하려는 문화적 배경도 작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제왕절개 분만 산모 : 시간을 아침 8시에서 9시 사이에 낳으면 좋다고 시간까지 잡아오셨습니다. 시댁에서 원하셨어요. 꼭 그 때 낳아야된다고 하셨습니다.]

미국 플로리다 의대에서 어린이 9900명을 조사했더니,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들은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 소아 당뇨병 등에 걸릴 확률이 30%가량 높았습니다.

자연분만의 경우, 태아가 엄마의 산도, 그러니까 아기가 나오는 길을 거치는 과정에서 많은 세균과 접하다 보니까 면역력이 균형있게 발달합니다.

반면에 제왕절개로 태어날 경우, 산도에 있는 세균과 접하지 못해서 외부 면역계가 발달하지 못하고 대신 자기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 면역계만 과도하게 발달하게 됩니다.

그 결과 자가 면역성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더 높아지는 겁니다.

[류현미/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 : 산도를 통과하면서 (아기가) 엄마의 정상적인 세균에 노출됩니다. 아기가 노출되면서 아기 장내에 정상적인 세균이 생기고 아기가 나중에 면역력이 증가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연구에서도 첫 아이를 제왕절개로 낳을 경우, 둘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 임신중독증에 걸릴 위험이 26%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금준/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 : 자궁이 손상이 되면 결국은 태반이 형성될 때 혈액순환에 영향을 미치고 그런 것들이 결국은 임신중독증의 원인이 되지 않을까…]

물론 태아와 산모의 상태에 따라 제왕절개가 더 나은 경우도 많습니다.

때문에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서 바람직한 출산방법을 결정하는 게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최남일,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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