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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에 '솟아오른 산' 충격…비 오면 대재앙이

농지에 '쓰레기 산'…자진철거하다 '나 몰라라'

<앵커>

벼농사가 한창인 농지에 거대한 쓰레기 더미가 5년 넘게 방치된 곳이 있습니다. 불법 폐기물 더미인데, 당연히 버린 사람이 치워야 하지만 해당 업자는 나 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정규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드넓은 논밭이 펼쳐진 경기도 고양시 일대.

무언가 수북이 쌓인 곳이 눈에 띕니다. 거대한 쓰레기 더미입니다.

족히 3층 건물 높이는 돼 보입니다.

건물 폐기물과 생활쓰레기가 한데 뒤섞여 있습니다.

가루처럼 바스러질 정도로 썩고 삭은 지 오래입니다.

여기 쌓인 쓰레기는 3000t가량 추정됩니다.

이 쓰레기를 모두 치우려면 15t짜리 덤프트럭이 200대가 있어야 합니다.

이런 많은 쓰레기가 도대체 언제부터 방치된 걸까?

[인근 주민 : (쓰레기 쌓인 지) 한 6~7년 된 거 같은데… (6~7년이요?) ]

모두 불법 쓰레기인데 이걸 버린 업자가 한동안 치우다 올해 초 철거를 중단했습니다.

업자는 치울 자금이 바닥났다고 버팁니다.

[무허가 폐기물 업자 : 올해 말까지 치우려고 계획을 잡고 있는데 계획이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어요. 지금….]

방치된 쓰레기는 벌써 바로 옆의 농수로를 뒤덮고 있습니다.

이 물을 길어다 농사를 짓는 주민은 불안할 뿐입니다.

[인근 주민 : (냄새가) 당연히 나겠죠. 안 난다면 비정상이지. 오염되고 썩고 그러니까….]

다가오는 장마철엔 더 걱정입니다.

많은 비에 쓸려나간 쓰레기가 주변 논밭을 덮칠 게 뻔합니다.

환경단체는 빗물이 쓰레기 층을 통과하면서 생길 침출수가 더 큰 위협이라고 지적합니다.

쓰레기더미 옆 농수로는 인근 하천으로 흘러갑니다.

[박평수/고양 환경운동연합 : 침출수가 당연히 하천으로 유입될 것이고, 수질 오염은 당연하고요.]

고양시는 지난해 폐기물 업자에게 자진철거를 유도해 12억 원의 예산을 아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그러다 막상 자진철거가 중단되자 난감해 할 뿐입니다.

[고양시청 관계자 : 지난해 말까지 다 될 거라고 생각을 한 거죠. 변수가 있다보니까….]

급한대로 쓰레기 산을 방수포로 덮어 놓겠다는 미봉책을 내놨지만 무더위에 악취만 키울 뿐입니다.

환경단체들은 처음부터 시늉뿐인 자진 철거를 유도하지 말고 강력한 행정처벌과 강제집행을 택했어야 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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