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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쩍 않던 사교육비도 흔들…불황형 소비 확산

<앵커>

불황형 소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바로 사교육비 항목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손대지 않던 교육비까지 줄이기 시작한 겁니다.

불황에 맞서 지출형태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박민하 기자가 설명해 드립니다.



<기자>

얼마 전 아내에게 초등학교 다니는 딸 아이의 학원 좀 줄이자고 했다가, 당신이 술값만 줄여도 학원비는 나온다는 핀잔만 들었습니다.

부업을 하면 했지 애들 학원은 줄일 수 없다는 주부들의 반응, 저희 집만의 얘기는 아닐 겁니다.

하지만 불황에 장사 없다는 말이 이제는 애들 교육비에도 통하는 걸까요?

올 1분기에 신용카드로 학원비를 얼마나 긁었는지 봤더니 2조 4617억 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넘게 줄었습니다.

15.3% 늘어났던 지난해 1분기와 뚜렷이 대비됩니다.

신용카드로 결제한 학원비는 지난해 12월부터 넉 달 연속 줄었는데요, 2009년부터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반면, 신용카드로 결제한 대중교통비는 17.8%나 급증했습니다.

기름값 부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차를 놔두고 버스나 지하철, 그리고 급할 땐 택시 타고 다니는 사람이 부쩍 늘어난 겁니다.

상대적으로 경기에 덜 민감한, 그래서 어지간한 불황엔 끄떡없다는 중상류층의 씀씀이는 어떨까요?

백화점에서 쓴 신용카드 액수는 지난해 1분기 13.7% 늘었는데 올 1분기엔 감소세(0.13%)로 돌아섰고요, 룸살롱이나 나이트클럽 같은 유흥, 사치업종의 카드 사용액도 올 1분기에 3.3% 줄었습니다.

얼마 전 정부 고위 관료가 이번 유럽 재정 위기가 대공황 이후의 최대 충격일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소비자들은 본능적으로 장기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미 씀씀이 조정에 들어갔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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