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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양양' 수입 명품, 불황에 콧대 꺾였다

<앵커>

한국인들의 짝사랑을 이용해 많이 팔릴수록 값을 올리고 또 올리던 이른바 수입 명품들이 이제서야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습니다. 불황이 워낙 장기화되다 보니 결국 두 손을 든 겁니다.

송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최근 한 백화점에서 열린 선글라스 할인 행사장.

수입 고가 브랜드들도 눈에 띕니다.

브랜드 본 매장도 예년보다 일주일 빨리 할인 행사에 들어가 신상품도 최고 40%까지 깎아줬습니다.

[백화점 관계자 : (수입 고가 브랜드도) 재고 물량이 많이 쌓인 상태이기 때문에 그 물량을 소진하기 위해서 새롭게 할인에 참여하는 브랜드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백화점에 입점한 핸드백이나 구두, 의류 등 고가의 수입 브랜드 매출은 지난 4월, 2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까지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지만 불황의 그림자 앞에서 이른바 '명품 불패 신화'도 깨지고 있는 겁니다.

[마성주/수입 고가품 병행수입매장 직원 : 예전에는 오시면 예쁘다고 충동적으로 사가시는 경우가 있는데 요즘은 충동구매가 전혀 없는 편이에요.]

수입 화장품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두 자릿수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며 거침없이 질주했지만 올 들어서는 실적이 마이너스로 떨어졌습니다.

일부 백화점에선 국산 브랜드에 매출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습니다.

[정민이/서울 화양동 : 일단 국내 제품이 저렴하고요, 외국 제품과 성능을 비교해봐도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한-미, 한-EU FTA 시행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고가 정책을 고수해온 수입 고가품들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한 겁니다.

[양수진/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브랜드나 가격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 가지고 있는 질에 집중해서 실속형 소비, 똑똑한 소비의 행태는 저성장 시대의 장기적인 소비 패턴으로 보여집니다.]

불황이 장기화되고 실속 소비가 확산되면서 수입 고가품들의 '나 홀로 호황'도 더 이상 버티기 어렵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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