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한두 달 사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해진 사람을 꼽으라면 저는 주저 없이 이 사람을 들겠습니다.
경선 부정 파문, 의원직 사퇴 압박, 종북 주사파 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보라색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의사당에 들어선 서른두 살 새내기 여성의원이 있죠.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이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십니까.)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앵커>
이렇게 보니까 막상 국회의원 뱃지를 안 다셨어요,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김재연/통합진보당 의원 : 특별하다기보다는 아직 국회의원의 특권의 상징으로 많은 분이 생각하고 계시는 것 때문인지 좀 거리감을 느끼시더라고요….] .
<앵커>
시간이 없으니까 거침없이 묻겠습니다. 종북 주사파 논란이 뜨겁습니다. 정말 주사파입니까?
[김재연/통합진보당 의원 : 주사파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그런 질문엔 당연히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고요. 종북주의자냐, 이런 질문도 많이 하시는데 언론에서 말하는 부분에 대해선 아니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주사파도 종북파도 아니다?
[김재연/통합진보당 의원 : 정확하게 주사파와 종북파가 뭔지조차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앵커>
그렇지만 또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기 때문에 몇 가지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이것 역시 간략하게 답해주세요.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만행이다 라는 정부 발표가 있었는데, 동의하십니까?
[김재연/통합진보당 의원 : 진상 규명과 관련한 국민의 여론이 높기 때문에 여전히 국회에서든 국가적 차원에서 진상 규명은 더 돼야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진상 규명이 덜 됐다는 의미인가요?
[김재연/통합진보당 의원 :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국가관을 한 번 듣고 싶네요.
[김재연/통합진보당 의원 : 비슷한 얘기를 얼마 전에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께서 말씀해주셨는데, 제가 몇 차례 말씀을 드렸지만 저의 국가관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박근혜 의원께서는 10년 전에 북한을 방문해서 만경대나 주체사상탑도 둘러보시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긍정적인 발언을 많이 내놓으셨는데 그런 것들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상황에서 그저 6.15 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서 남과 북이 힘을 합쳐서 통일을 해나가자 이런 정도의 발언과 주장에 대해서 종북이다 라고 얘기하는 것은 과도하고 지금 국민의 의식수준에도 어울리지 않는 색깔공세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조금 전 박근혜 의원 잠깐 언급을 하셨습니다만, 박근혜 의원이 김 의원과 이석기 의원을 겨냥해서 "국가관이 의심스럽다.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제명해야 한다" 이렇게 발언을 했습니다.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김재연/통합진보당 의원 : 야권 연대를 흔들고 진보 정당에 대한 공안몰이, 색깔몰이를 통해서 대선에서의 정국을 어떻게 승기를 잡을까 이런 계산이 있으신 것 아닌가 하고, 오늘같은 경우 원내대표께서 두 의원의 제명과 불법 사찰 관련한 국정조사를 맞바꾸자 라는 너무나 충격적인 제안을 하셨습니다. 그런 부분으로 봤을 때 새누리당의 치명적인 약점들을 색깔공세로 돌파하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심각한 우려가 듭니다.]
<앵커>
그렇지만 이 경선 부정 파문으로 불거진 통합 진보당의 내분 위기, 이게 이제 진보세력은 물론이고 야권 전체의 분열과 갈등으로 번지는 그런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 아니겠습니까? 그 소용돌이의 중심에 서 있다면, 김 의원께서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목소리가 높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재연/통합진보당 의원 : 일단 저희 당내 문제와 관련해서는 비례대표 사퇴 요구에 근거가 됐던 진상조사보고서가 상당부분 왜곡되거나 조사 자체가 부실하다는 지적들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당원들이 많고 그와 관련해 추가 조사가 현재 차곡차곡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진실이 먼저 규명되고 난 다음에 책임질 부분들이나 당 쇄신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들은 분명히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과 무관하게 저희 당에 대한 색깔공세라든지 공안 탄압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그냥 두고 넘어가긴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앵커>
통합진보당 비대위가 곧 김 의원과 이석기 의원에 대한 징계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대처하시겠습니까?
[김재연/통합진보당 의원 : 당원들과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는 만큼 이번에는 진실을 밝히는 일에 더 힘을 쏟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질 것이 있으면 저도 예외없이 책임지면 된다고 생각하고, 지금 진행되고 있는 제명과 관련한 절차들은 정치적인 논리가 아니라 실제로 당원들의 뜻을 반영하는 과정이 돼야 하지 않을까 하고, 저도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려고 합니다.]
<앵커>
이 어려운 시기에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타개해 나가시고, 의정활동은 또 어떤 각오로 하실 생각이신가요?
[김재연/통합진보당 의원 : 저는 19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청년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로 뱃지를 달게 되었는데, 시작부터 이렇게 갖가지 색깔공세에 많이 노출되는 것이 사실 안타깝습니다. 지금 청년들이 실업문제라든지 높은 교육비 등 때문에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을 발로 뛰면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서의 활동을 벌이고 싶습니다. 앞으로 그런 부분에서 인정도 받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