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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이 싸요" 오토바이 짝퉁 부품의 유혹

<앵커>

불경기 속에 오토바이는 서민의 발 역할을 합니다. 오토바이가 고장났을 때 한 푼이 아쉬운 사람들은 값 싼 중국산 짝퉁 부품으로 수리해보라는 유혹을 받고 있습니다.

모양은 비슷하고 가격은 절반도 안 되는데, 과연 얼마나 안전할까요?

장훈경 기자가 직접 실험해 봤습니다.



<기자>

인천의 한 오토바이 수리점.

국산 오토바이의 엔진 수리를 의뢰하자 점주가 솔깃한 제안을 합니다.

[오토바이 부품 판매 점주 : 엔진을 전부 수리하면 (가격이) 많이 나오면 70~80만 원 나올 수 있어요. 싸게 하게 되면 중국산 엔진을 넣으면….]

국산 정품 엔진은 90만 원.

정품 대신 중국산 엔진을 쓰고 30만 원만 내라는 것입니다.

[오토바이 부품 판매 점주 : 많이 사요. 지금도 찾는 사람들이 있고요. 싼 거 하나로 장점이죠. 정품 가격의 3분의 1 가격이니까….]

싼 맛에 단 짝퉁 중국산 부품의 성능과 안전성은 어느 정도일까?

[강민/짝퉁 오토바이 부품 피해자 : 엔진 바꾼 당일에 운행하던 왕복 8차선 도로에서 1차선으로 가고 있는데 갑자기 오토바이가 멈춰버리는 거예요. 뒤에 달리던 차들과 크게 사고가 날 뻔 했습니다.]

실제 짝퉁 오토바이 부품들입니다.

육안으로는 순정 부품과 쉽게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졌지만 성능과 안전도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소음과 배기가스를 줄이는 머플러의 경우, 중국산 짝퉁 머플러는 정품에 비해 출력이 20% 낮고, 정화작용을 하는 촉매장치가 없어 허용 기준치의 두 배가 넘는 일산화탄소와 3배 이상의 탄화수소를 뿜어댑니다.

앞바퀴를 지지하는 프론트 포크도 정품은 1500kg의 하중도 견디지만, 중국산 짝퉁 부품은 350kg의 하중에도 두 동강 나버립니다.

[이기선/국내 오토바이 제작사 직원 :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 휘지 않고 두 동강이 나버리면 앞바퀴가 통째로 빠져서 아주 큰 인명사고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중국산 짝퉁 부품은 오토바이 잡지에 버젓이 광고될 정도로 만연한 현실이지만, 정부의 단속은 전무한 상태입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 : 오토바이 각종 부품에 대해 별도로 (성능검사나 안전검사를) 도입한 건 없고요. 완성 오토바이에 대해서만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업계가 추정하는 중국산 짝퉁 오토바이 부품 시장 규모는 1000억 원 대.

불량 부품 확산을 막기 위한 부품 인증제가 6년간 논의 끝에 지난해부터 시행됐지만, 이마저도 자동차 부품에만 해당될 뿐 오토바이 부품은 안전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단속 사각지대 속에 중국산 짝퉁 부품을 단 위험천만 오토바이들이 거리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설민환,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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