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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서 쓰는 물수건, 17년 간 몰랐던 진실

물수건 중금속 오염…폐수까지 버려

<앵커>

음식점에서 손 닦는 물수건 나오면 얼굴에 목까지 구석구석 닦는 분들 계십니다. 믿고 쓰는 이 물수건에서 다량의 중금속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이경원 기자가 현장취재 했습니다.



<기자>

날씨가 더워진 요즘, 시원한 물수건으로 손을 닦고, 땀을 식히기 위해 얼굴도 닦습니다.

흘린 밥알을 한데 모으는 행주 역할도 합니다.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이렇게 사용된 물수건은 세탁을 거쳐 재활용됩니다.

물수건을 세탁하는 업체는 어떤 모습일까.

플라스틱 박스 안에는 더러운 물수건이 한가득 쌓여 있고, 물수건을 세탁하고 난 폐수가 곳곳에 담겨 있습니다.

이 업체가 세탁한 물수건은 납과 구리에 오염돼 있었습니다.

물수건에서 물을 최대한 짜내 성분 검사를 해봤습니다.

납이 리터 당 최고 3.7밀리그램이, 구리는 6.7밀리그램이 검출됐습니다.

[김도영/신촌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 : 실제로 거기에 과민한 알러지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들은 특정 성분때문에 소량이라도 습진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물수건을 세탁할 때는 탈진기란 기계로 이물질을 제거하고 1시간 반 이상을 끓인 뒤 살균제로 소독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물수건 세탁업체 관계자 : (소독약을) 안 쓰는 업체들이 있죠. 왜냐하면 (소독약) 냄새나니까요, 여름철에. 빼버리는 공장도 있습니다.]

경찰이 12개 업체를 적발했습니다.

소독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물수건을 지난 1995년부터 17년 간 수도권 일대 600여 곳의 식당에 3억 600만 장이나 팔았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이 재사용하려 했던 물수건입니다.

이렇게 겉보기에도 이물질이 많이 묻어있는데요, 업체들은 이 물수건을 세탁해 폐수를 하수구에 무단 방류하기까지 했습니다.

[적발업체 사장 : (식당에서) 불판을 닦을 때도 있고…. 원 목적은 손만 닦게 돼 있는데요. 물수건 세탁 업자들에게만 책임 전가가 되는 것 같습니다.]

물수건 위생 기준이 허술하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대장균과 세균수 관련 규정만 있을 뿐 중금속 함유량은 기준치조차 없습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적발된 업체 대표 12명을 불구속 입건시키며 폐수 방류 혐의만을 적용시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천현길/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력팀장 : 대장균과 세균수 외에는 규정이 없어서 이에 대한 규정을 강화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에 통보할 예정입니다.]

여름철만 되면 나오는 물수건 위생 문제.

지난해에도 국회에서 물수건 위생 기준 강화 법안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계류 중입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박진훈, 영상제공 :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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