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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이유로 사라지는 서울 '추억의 명소'

<앵커>

서울에서 추억을 더듬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추억이 쌓인 옛 명소들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하나, 둘 사라지고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입니다.



<기자>

30년간 한 자리를 지켜온 영사기에서 추억의 영화가 돌아갑니다.

단돈 2000원으로 옛 명화들을 관람할 수 있는 서울의 마지막 단관극장, 서대문 아트홀입니다.

[이성학/관객 : 평택에서 옵니다. 영화들을 보기 위해서 1주일에 두 번 정도 옵니다. (프로가 바뀔 때마다요?) 그렇죠.]

지난 1964년 '화양극장'에서 출발한 서대문 아트홀은 도심 속 노인 문화공간으로 사랑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곳엔 영화간판 대신 '제발 지켜달라'는 대형 호소문이 내걸렸습니다.

서울시가 극장 자리에 호텔을 짓도록 허용하면서 반백년 역사의 극장이 사라지게 된 겁니다.

[김은주/서대문아트홀 대표 : 좌석이 650석이나 되는, 어르신들이 공연까지 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입니다.
이런 장소가 서울시 어디에도 없습니다. 없애는 것이 사회적 비용과 비교해 봤을 때 맞는 것인지 정부가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강남역 뉴욕제과 앞에서 만나자는 약속해 보신 적 있으십니까?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로 유명했던 이곳도 사흘 뒤면 사라집니다.

1970년대 중반 이후 뉴욕제과는 말 그대로 강남 젊은이들의 아지트였습니다.

하지만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대기업 의류매장에 자리를 내주고 문을 닫게 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정경윤/서울 가양동 : 여기가 가장 오래 됐으니까요. 뉴욕제과에 들어가진 않아도 약속은 여기서 잡고 그랬죠. 없어진다고 하니까 굉장히 아쉽습니다.]

[강태규/문화평론가 : 관광상품으로 개발된다든가… 수십 년 동안 명소로 자리매김했던 문화공간,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충분히 승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남습니다.]

선진국에선 조그만 동네 식당이나 가게가 관광 필수 코스로 부각돼 주요 관광 수입원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야기가 담긴 '추억의 명소'를 보존하고 키워나가는 지역사회 차원의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김명구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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