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층 건물에서 이사할 때 이용하는 사다리차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조사를 해봤더니 사고를 피할 수 없는 부실이 숨어 있었습니다.
조기호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7일 부산 사다리차 사고 차량 8대 파손 .
[김영민/사다리차 기사 : 바람에 흔들리고 너무 무서워서… 도대체 무서워서 일을 못하겠어요.]
사다리차들이 한데 모였습니다.
기사들이 불안해 살 수 없다며 관계 당국에 조사를 요청한 겁니다.
당국자도 이런 조사가 처음이라 어쩔 줄 몰라 합니다.
[다리차 기사 : 대다수 케이블이 멀쩡한 상태에서도 그냥 터져버려요. (안전보건공단 관계자 : 아 그래요??)]
케이블은 왜 끊어질까?
기사들은 사다리를 움직이는 케이블이 너무 얇아서라고 주장합니다.
전문가도 동의합니다.
[(이게 (왼쪽)연동, 이게 오른쪽 연동 케이블이에요. (사다리를 잡아주는) 연동 케이블이 작네.]
얼마나 얇다는 건지.
앞에 있는 사다리는 25미터, 이 사다리는 70미터까지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입니다.
사다리를 지탱할 수 있는 케이블의 두께를 직접 재보겠습니다.
높이 올라갈수록 사다리를 떠받치는 케이블도 두꺼워야 하는데 두 차량의 케이블은 모두 7밀리미터로 똑같았습니다.
[백신원/한경대 안전공학과 교수 : (케이블이) 마모가 되더라도 일정한 시기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직경이 굵은 케이블을 사용한다든가 이런 대책이 필요할 것 같네요.]
검사는 제대로 되고 있을까?
이삿짐 운반대 난간이 붙어 있지 않고 차량 위 각종 장비함도 보이지 않습니다.
사다리차는 안전을 위해 중량을 제한하는데 제조사가 검사를 받을 때만 장비를 떼 내 무게를 맞추는 겁니다.
그야말로 눈가리고 아웅식입니다.
[전주검사소 관계자 : 여기서 검사 끝나고 나가면 (차량)등록을 해서 다니는 차들이기 때문에 한 달, 두 달 있다가 다시 원래대로 달고 다닌다 해도 (우리가)확인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사다리차 중량를 억지로 줄이기 위해 케이블까지 얇은 걸 쓰다 보니 케이블이 끊어질 수밖에 없다고 기사들은 말합니다.
제조사는 이런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합니다.
[사다리차 제조사 관계자 : 그렇게 잘 아시면 직접 사다리차를 만들어 파세요.]
이같은 배짱에는 정부의 허술한 관리체계가 한몫을 합니다.
차량은 국토해양부가, 사다리는 고용노동부가 따로 맡으면서 관리감독의 사각지대가 생기는 겁니다.
일단 터지면 큰 피해를 안기는 사다리차 사고.
명확한 관리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전국 수천 대의 사다리차는 움직이는 시한폭탄과 같은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박선수, VJ : 김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