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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 숫자 순식간에…벤츠도 '주행거리 조작'

<앵커>

자동차 주행거리 계기판이 전자식으로 바뀌면서 조작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SBS 취재진이 확인해보니까 쉬웠습니다. 심지어 최고급 외제차도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임태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중고차 딜러에게 넘겨진 벤스 승용차입니다.

누적 주행거리가 9만1400km였는데, 되팔릴 때 주행거리가 2000km 줄었습니다.

[이태환/경기도 고양시 화정동 : 차에 대한 조작 없이 그대로 판다고 했는데… 2400만 원에 가져갔는데 2900만 원에 2주 안에 매물이 소진이 됐으니까.]

주행거리 조작은 어떻게 이뤄질까? 전문가와 함께 시연해봤습니다.

신차 가격이 1억 원 이상인 아우디 A8.

운전석 옆 단자에 케이블을 연결해 원하는 거리를 입력하니, 계기판 숫자가 7만에서 3만으로 바뀝니다.

보안 시스템이 복잡하다는 벤츠 S클래스도 계기판 메인보드에 조작된 데이터를 끼워 넣으니 6만km가 줄었습니다.

계기판과 ECU의 메모리, 서비스 이력 저장소와 자동차 키 등 4군데에 주행거릴 기록하고 있는데 조작장비 앞에서 계기판 숫자는 자유자재로 바뀝니다.

인터넷에는 주행거리 조작수법이 담긴 동영상이 넘쳐 흐릅니다.

[안기현/중고차 딜러 : 미션이나 엔진 부분같은 경우에는 수리하려면 고가의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km를 조작해서 무상으로 되는 km에 맞춰서. 정비를 들어가도 모르기 때문에.]

주행거리별로 내는 차량 보험료를 적게 내려는 얌체 운전자까지 조작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계기판 조작을 밝혀내는 게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진 않습니다.

[강명수/주행거리 감별업체 대표: 16진수로 이루어진 자동차 프로그램의 조합을 저희가 추출해서 그 데이터로 인해 이 주행거리의 변경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어느 차나 주행거리 조작이 가능한 실정인데 제조사는 주행거리 조작이 불가능하다는 원론적 답변만, 행정당국은 제조사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한가한 소리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차량 출고 이후 제조사와 교통안전공단, 그리고 보험회사의 주행거리 내역 전산망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주  범·양두원, 영상편집 : 김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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