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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대학 들어가면 은퇴…생애 근로 너무 짧다

<앵커>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평균 25살에 입사해 56살이면 정년을 맞이합니다. OECD 평균은 22살에 시작해 정년이 65살입니다. 일을 해 돈을 버는 이른바 '생애 근로 기간'이 우리는 31년으로, 12년이나 짧습니다.

그 대신 연간 근로시간은 2193시간으로, OECD 최고 수준입니다. 짧은 기간, 초고강도로 일하고 직장은 일찍 떠난다는 얘기인데요,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건강하고 오래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 만들기가 과제가 됐습니다.

정영태 기자입니다.



<기자>

직장인 37살 이 모 씨.

대입 재수에 어학연수, 군 복무와 대학원에 취업준비까지 하고 나니 직장 생활 시작은 31살에야 가능했습니다.

정년까지 근무해도 생애 근로기간은 고작 24년, 결혼도 늦어져 첫 아이가 이제 5개월입니다.

[이 모 씨(37살) : 60살이 가까워질 때 애가 대학에 들어가니까 앞으로 고민을 많이 해야 될 부분이죠.]

정밀기계 선반공 경력 40년인 57살 김상필 씨.

한 달 전 더 이상 고용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김상필(57살) : 어디 취업하러 가면 먼저 나이부터 물어보고 따지고, 또 그걸 약점으로 해서 모든 걸 불이익을…]

김 씨는 정년을 없앤 한 중소기업에 정규직으로 재취업했지만,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된 베이붐 세대 712만 명 가운데 이런 경우는 소수입니다.

사회 진출은 늦고 정년은 빠른 한국형 생애 근로기간.

평균 수명 증가에 따른 은퇴 후 3, 40년간의 노후생활이 큰 부담입니다.

[방하남 박사/한국노동연구원 : 생애 근로 기간이 짧으면 그만큼 은퇴 기간이 길어지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만큼 국가에서 노령연금이라든지 노인 일자리, 또 노인에 대한 기초생활 보장, 이런 것에 대한 재정 지출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짧은 근로기간에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 은퇴가 겹치면서 2017년부터는 노동력 공급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년을 아예 없애거나 65살 이상으로 조정하는 선진국들처럼 한국도 지난 2010년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법이 시행됐지만, 60살 이상 정년은 강제력 없는 권고조항에 불과합니다.

일률적인 정년연장에 반대하는 재계와 임금축소는 안 된다는 노동계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일이 시급한 과제가 됐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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