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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 뒤 숨진 남편…" CCTV에 찍힌 '비밀'은

<앵커>

어느 날 한 남성이 친구들과 술을 먹고 들어온 뒤 갑자기 숨졌습니다. 술자리에 함께했던 오랜 친구들은 슬퍼해주며 빈소까지 지켜줬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남편을 죽게 한 사람은 바로 그 친구들이었습니다.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간이 테이블에 앉아 술을 먹고 있는 네 남성.

같은 초등학교 다닌 20년 지기 친구들입니다.

갑자기 한 남성이 의자를 걷어차며 화를 내더니 다른 남성을 때리기 시작합니다.

친구에게 맞은 30살 황 모 씨는 이 과정에서 머리 부분을 크게 다쳐 정신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은 119에 신고하기는커녕 황 씨를 20분 가까이 방치하다 집에 바래다줬습니다.

[술집 주인 : 때리신 분이 작정을 하고 때려서 강하게 맞은 것 같아요. 구급차를 부르려고 했더니 일행분들이 자기들이 알아서 하겠다고 구급차를 부르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황 씨를 마중 나온 아내가 남편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걸 깨닫고 직접 119에 신고했습니다.

아내와 함께 병원으로 간 친구들은 병원에 도착해서도 황 씨가 술에 취해 갑자기 쓰러졌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병원은 급성 뇌졸중 진단을 내리고 치료에 나섰지만 황씨는 다음 날 17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친구들은 황 씨의 빈소에서 태연하게 이틀 밤을 지새웠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숨진 황 씨의 부인이 이곳 술집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하면서 덜미가 잡혔습니다.

[피해자 삼촌 : 본인(피해자 아내) 눈치를 약간 보는 게 있었대요. 그래서 그때에는 경황이 없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까 느낌이 이상해서 그 술집에 며느리가 가 본 거예요.]

친구를 숨지게 하고 거짓말을 한 친구들과, 그들의 말만 믿고 섣불리 급성 뇌졸중 판정을 내린 병원.

유족들은 원망스러울 따름입니다.

[그런 친구들이 사람 하나를 그렇게 해 놓고도 숨기는 부분들이, '참 세상 무섭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경찰은 친구들이 폭행사실을 죽을 때까지 비밀로 하기로 약속한 사실을 밝혀내고, 숨진 황 씨를 직접 때린 남 모 씨를 구속하고 나머지 친구 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홍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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