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자식 키워놨더니 손주까지…등골 휘는 조부모

<앵커>

자식 키워 시집장가 보내고 한숨 돌리나 했더니, 손주들까지 키워줘야 하는 부모님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손주병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손주를 돌보고 있는 조부모들께 물었더니, 절반이 주 5일을 돌본다고 답했고, 일주일 내내라는 응답도 20%에 가까웠습니다. 내 손주 보는 게 즐거운 일이기도 하지만 매일 의무적으로 돌봐야 한다면 이건 좀 얘기가 달라지겠죠.

최재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50살 김현숙 할머니의 오후 일과는 어린이 집 버스에서 내리는 손자를 맞이하는 일로 시작합니다.

집에 돌아와선 먼저 씻기기부터 하고, 얼른 간식거리를 챙깁니다.

딸이 오는 시간은 밤 10시.

손자를 돌보기는 온전히 할머니의 몫입니다.

이렇게 지낸 지 5년째입니다.

[김현숙/경기도 광명시 : 내 시간을 가져야 겠다고 마음먹는 그 시기에 여유로운 시기가 왔을 때 애들을 보게 되니까 나를 다 버리지 않으면 안되겠더라고요.]

송동순 할머니는 6개월 된 손녀와 하루 종일 시간을 함께 보냅니다.

[송동순/경기도 광명시 : 광명에 행사 있는 거 다 다녔는데 애 본 뒤로는 그걸 못하고 애한테만 신경써야 하고, 솔직히 힘들어요.]

우리나라 조부모들의 손주 양육 시간은 거의 중노동 수준입니다.

거의 절반 정도가 9시간에서 11시간, 12시간 이상인 경우도 10명 중 2명에 달합니다.

[박명순/경기도 가족여성연구원장 : 87.3% 할머니들이 가사까지 돌본다 라는 게 나와서 심지어는 손주병이다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할머니들이 애들을 돌보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몸도 마음도 예전 같지 않은 나이.

할머니 등골을 휘게 하는 양육의 짐을 덜어주기 위한 사회적 제도마련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오광하, VJ : 신소영)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