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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번호로 전화 걸어 "납치했다" 윽박…독해진 신종 피싱

<앵커>

보이스피싱 수법이 점점 더 독해지고 있습니다. 불법으로 가족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낸 뒤 발신 번호까지 조작하니, 감쪽같이 속을 수밖에 없습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취재진이 입수한 실제 보이스피싱 녹취입니다.

[피해자 : 여보세요?]

[보이스피싱 범인 : "야!"]

대뜸 소리부터 질러 피해자의 기선을 제압합니다.

[내가 지금 돈이 필요해서, 돈이 없어서 말이야, 네 아들 납치해 왔다고. 그러니까 아저씨가 500만 원만 달라.]

반신반의하던 피해자, 아들이라면서 들려준 음성을 듣곤 혼비백산 해 집니다.

[피해자 : 우리 아들 좀 바꿔줘요.]

[보이스피싱 범인 : 울지 말고!! 전화받아, 아빠. (아들 음성 흉내) 아빠. 흑흑. 학교에서 나오는데 아저씨들이 잡아왔어요.]

[피해자 : 아저씨 내가 500만 원 드릴게요, 아저씨. 500만 원, 아저씨!]

피해자는 범인이 아들의 이름을 정확히 대는 바람에 꼼짝없이 속았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이름 같은 개인정보를 몰래 빼내 사기를 치는 수법은 많이 있었지만, 이젠 아예 피해자 가족의 휴대전화번호로까지 알아내 발신번호를 속이는 수법도 등장했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 : 제 딸 이름 하고 밑에 번호가 정확히 떠가지고 와서 전 100% 제 딸인 줄 알았죠. 그래서 아주 다정스럽게 '응 아빠다, 왜?' 그랬는데 비명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아빠 살려주세요'하고...]

발신번호가 딸의 번호로 뜨니 속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족들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낸 뒤, 발신번호를 마음대로 지정할 수 있는 인터넷 전화에 입력해 전화를 거는 신종 전화사기 수법입니다.

원하는 번호로 발신번호를 바꿔준다는 업체는 얼마든지 찾을수 있습니다.

[기자 : (인터넷전화) 개통된 다음에 번호를 변경할 수 있나요?]

[인터넷전화 업체 : 상대방한테 표시되는 발신번호를 변경하고 싶으시다고 하시면 저희가 변경은 해 드려요. 고객님 따로 가지고 계신 번호 아무것으로나 변경 가능하세요.]

최근엔 트위터나 메신저같은 SNS를 통해 시시콜콜한 개인사나 가족사진 등 개인정보가 공개되는 경우가 늘면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했던 보이스피싱이 맞춤형 사기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임우식, 김현상, 영상편집 : 박진훈, VJ : 신소영,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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