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중독된 임산부가 PC방에서 게임을 하다 아이를 그대로 버려 숨지게 했습니다. 출산 순간까지 게임을 할 정도로 마음이 아픈 상태였습니다.
유덕기 기자입니다.
<기자>
통 안을 수차례 보다가 쓰레기 버리는 것도 잊고서 황급히 돌아갑니다.
통 속에서 아기 시신을 발견한 겁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CCTV 분석을 통해 아기 시신이 담긴 비닐봉투를 들고 가는 한 여성을 찾았습니다.
26살 정 모 씨로, 이틀 전 아침 PC방 화장실에서 혼자 아이를 낳기 직전에도 게임에 몰두해 있었습니다.
[PC방 직원 : 딱 보기에도 임신했구나 알 정도로… 팔을 이렇게 배에 걸치고 여기(PC방) 다녔었거든요.]
정 씨는 채팅을 통해 만난 동거남으로부터 결별 당한 뒤, 몇 달 동안 PC방을 전전하며 게임에 빠져 지냈습니다.
[(정 씨가 PC방에 와서 뭐하고 갔어요?) 그냥 게임만 하고, 그냥 게임만 했어요. 정말. 거의 라면만 먹었어요. 음료수랑 조금씩만 먹고.]
정 씨는 초등학생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정신병을 얻은 뒤 사실상 홀로 지냈고, 고등학교 졸업 후엔 하루 반나절 이상 게임에 빠져 지냈다고 진술했습니다.
[서울 송파경찰서 관계자 : 게임을 자꾸 하고 싶어진다. 게임 할 때가 편하다. 게임이 친구다.]
경찰은 정 씨의 심신상태가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불구속 수사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오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