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 쏟아진 대리운전 문자, 알고 보니 해킹

<앵커>

밤 8시 정도만 되면 문자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곤 합니다. 또 대리운전 스팸인가? 안 봐도 알죠. 그런데 어떻게 내 번호와 동선까지 자세하게 알고 있을까요?

임태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저녁 9시 무렵부터 대리운전 스팸 문자가 폭탄 수준으로 쏟아져 들어옵니다.

[김우중/인천 신현동 : 제가 만약에 A라는 업체를 이용하면 A라는 업체가 스팸을 보내고, 초 단위로 해서 B, C, D업체들이 계속 오거든요. 제가 이용하지 않았던 업체들이 제 개인정보를 어떻게 파악해서 계속 스팸을 보내고 있는 거죠.]

대구에 살고 있는 운전자에게 청주의 대리운전 업체가 카카오톡 문자를 보낼 정도입니다.

[강승우/대구 송현동 : 기본적으로 열 통, 스무 통씩 왔어요. 핸드폰으로 한 번은 제가 싸웠어요, 전화해서. 그만 보내라고.]

스팸문자를 보낸 업체들은 문자를 잘못 보냈거나 무작위로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해킹한 고객정보를 이용한 것입니다.

고객정보 판매상 43살 임모 씨는 지난해 9월 필리핀 해커를 통해 대리운전 운행정보 관리 업체의 개인정보 2600만 건을 빼냈습니다.

이용고객의 전화번호, 출발지, 도착지 등이 담긴 정보였습니다.

임 씨가 해킹한 정보는 대리운전 업계의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임 씨는 해킹한 정보를 업체 6곳에 팔아 1300만 원을 챙겼다가 결국 해킹 6개월 만에 검찰에 구속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