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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뚤어진 복수극에 물거품 된 이민자들의 꿈

<앵커>

미국 오클랜드에서 7명을 살해한 고원일 씨는 세상이 자신만 버렸다는 피해망상에 시달렸습니다. 똑같이 힘든 처지였지만 희망을 잃지 않았던 다른 사람의 꿈까지 앗아가 버렸습니다.

현지에서 김명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급우 7명을 무참히 살해한 고원일 씨.

내성적인 성격에 화가 나면 쉽게 이성을 잃었던 그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였습니다.

20살 때 미국 이민, 곧 이은 결혼 실패와 경제적 어려움, 지난해엔 사고로 어머니와 형을 잃는 불운까지 겹쳤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학업 실패로 간호사가 되려던 마지막 꿈마저 좌절되자, 세상을 향한 자포자기식 범죄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성수남/오이코스 대학 부총장 : 영어로 강의를 듣고 소화하고 그게 조금 힘들었는지 성적이 좋지는 않았어요.]

32명을 살해했던 2007년 버지니아 공대 살인범 조승희와 너무도 닮은 꼴입니다.

하지만, 고 씨가 살해한 희생자들 역시, 가난한 이민 1.5세대였지만 끝까지 희망과 웃음을 잃지 않았던 사람들입니다.

[대니얼 심/희생자 동생 : 누나의 장래 꿈은 소아과 의사였어요. 아이들 돕기를 좋아했습니다.]

[제임스 뮬러/희생자 가족 지인 : 그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가 그를 심판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 하나님께서 하실 겁니다.]

단순히 뭉뚱그려서 이번 사건이 이민자 모두의 아픔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큰 참극.

추모식장에서 만난 한 외국인은 아직 용서라는 말을 꺼내기엔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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