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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대물림 어렵지 않아요"…재벌가 '일감 몰아주기'

<앵커>

재벌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서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를 강화하는 행태를 저희 취재기자가 추적해봤습니다. 해도 너무했습니다.

정규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목동 현대백화점에 있는 빵집입니다.

빵집 운영자는 현대백화점 그룹의 계열사인 현대 그린푸드입니다.

현대 그린푸드는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과 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이 30% 가까운 주식을 보유하며 3세 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현대 그린푸드는 백화점 안에서 빵집 말고도 초밥과 냉면집도 냈습니다.

이런 식으로 현대그린푸드가 지난해 현대백화점 안에서 올린 매출은 1000억 원이 넘습니다.

현대백화점이 앞으로 전국 6곳에 매장을 더 낼 계획이라 현대그린푸드의 매출은 덩달아 오를 전망입니다.

골목상권 침해란 비난 속에 다른 대기업들이 손을 떼는 빵집 사업을 포기 하지 않는 데는 이런 사정이 담겨 있습니다.

[현대백화점 그룹 관계자 : 빵집 철수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지금 어떠한 답도 드릴 수 없는 상황이에요.]

현대그린푸드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7, 400억 원.

그 가운데 23%를 현대홈쇼핑과 한무쇼핑같은 그룹내 19개 계열사한테 뽑았습니다.

손쉬운 내부거래로 매출을 올리는 가운데 주가는 순풍을 탔습니다.

현대그린푸드의 주가가 1년여 만에 30%나 뛰면서 정지선, 정교선 형제는 900억 원의 평가차익을 봤습니다.

[권오인/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계열사에 지배주주인 총수일가의 지분가치를 상승시킴으로써 또 다른 계열사를 확장하는데 그 자본을 쓰고.]

현대백화점 그룹은 지난달에만 계열사를 6개나 늘려 24개로 확장했습니다.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는 재벌일가가 부를 대물림하기 위한 편법적인 상속수단으로 쓴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이지수/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 2, 3세들로 하여금 독립된 법인을 설립하게 해서 모기업과 많은 거래를 통해서 세금을 내지 않는 상태에서 부의 이전을 시킨다.]

재벌가 3세, 4세로 내려가는 일감 몰아주기 행태가 지속되는 한 동반성장과 상생은 공허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합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홍종수,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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