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한의원과 환자의 '비밀거래'…억대 보험사기 들통

<8뉴스>

<앵커>

한 의원이 환자들과 짜고 억대의 보험금을 타내 챙겼다가 덜미를 잡혔습니다. 한약 값을 깎아 주겠다는 유혹에 환자 수백명이 범행에 가담했습니다.

보도에 문준모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한의원. 

7년 전부터 환자들에게 은밀한 제안을 해왔습니다.

한의원에 오지 않았어도 내원치료를 받은 것처럼 동의해주면, 건강보험공단이나 보험사에서 나오는 보험금의 70%를 한약이나 현금으로 되돌려 준다는 겁니다.

[보험사기 가담 환자 : 약값이 부담되지 않느냐, 저렴하게 할 수 있다, 그렇게 (한의원의) 제안이 들어와서 하기로 한 거죠. 예를 들어 (한약 값이) 100만 원인데 '50만 원에 하세요'그러면 '감사합니다' 그러지 안 하겠어요?]

수기 진료기록부엔 진짜 치료기록을 적고, 컴퓨터 기록부엔 허위로 부풀린 가짜 기록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진료기록을 위조했습니다.

12번 치료를 받은 환자가 500번 넘게 치료 받은 것처럼 부풀려지는 식입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동안 이 한의원과 비밀거래를 한 환자는 280여명, 허위로 청구해 부당하게 타낸 보험금은 1억 5천만 원이나 됩니다.

한의원측은 공모한 환자들에게 "오늘 치료 온 것으로 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식으로 말을 맞춰, 건강보험공단과 보험사의 심사를 피했습니다.

한의사는 한의원 경영이 급격히 어려워져 해선 안 될 일에 손을 댔다고 털어놨습니다.

[보험사기 가담 한의사 : 한약 값 비싼 거 아시죠? 그 비싼 것 때문에 허위청구도 하면서 약값을 깎아준 겁니다. 내 욕심도 있고, 환자도 욕심이 있는 거죠, 그렇게 따져보면.]

한의원을 찾는 환자는 줄어드는 추세인데, 전국의 한의원 수는 최근 4년 동안 1700개 넘게 늘어났습니다.

거기다 한의대 졸업생이 연간 800명씩 배출돼 한의원 경영이 점점 어려워지는게 이런 보험사기의 원인이라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