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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 배우들의 '봄날'…연극무대 더 깊은 울림

<8뉴스>

<앵커>

우리 연극 무대가 한층 풍성해지고 있습니다. 7, 80대 원로배우들이 잇달아 연극 무대에 오르면서 관객들에 깊은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안서현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이 착한 사람아 넋은 어디다 두고 몸만 나왔는가.]

묵직하게 던지는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무대를 꽉 채웁니다.

국내 연극계의 최고령 현역 배우 87살 백성희 씨.

지난 1일부터 앙코르 공연되는 연극 '3월의 눈'에서 재개발 열풍에 떠밀려 평생 살아온 집을 떠나야 하는 노부부의 일상을 담담하게 연기합니다.

연습 도중 갈비뼈에 금이 갔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백성희(87)/배우 : 너무 이상해요. 어떻게 이 작품만 하려고 하면 아프고…두 번째(공연)인데 이번에도 아파요.]

초연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원로배우 장민호 씨가 노환으로 무대에 서지 못해, 이번엔 박근형 씨와 부부 연기를 펼칩니다.

[박근형(72)/배우 : 불사신처럼 이렇게 좋은 연기를 보여주시고, 저희 후배들이 (백성희 씨를) 정말 흠모하고 존경하고, 뒤를 따라야 할 것 같습니다.]

[봄날은 짧다. 노곤하다고 자빠져 있으면 곡식 때를 놓쳐!]

까랑까랑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올해 76살인 배우 오현경 씨입니다.

28년 전 초연 때부터 연극 '봄날'에 오르는 오 씨는 이번에도 일곱 아들을 둔 인색한 아버지 역할을 맡았습니다.

세월은 흘렀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은 사그라들줄 모릅니다.

[오현경(76)/배우 : 연극은 긴장 안 하면 안 되는 것이에요. 긴장하는데 관객이 긴장 안 한 것처럼 봐야지, 그게 연기거든.]

존재만으로도 깊은 울림과 감동을 주는 원로 배우들의 열연이 젊은 배우와 젊은 관객 중심이었던 우리 연극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식, 영상편집 : 박진훈,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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