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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에 지친 사람들…"이젠 당나귀가 대안"

<8뉴스>

<앵커>

우리도 그렇지만 기름값이 너무 오르면 가장 고통 받는 건 역시 서민들이죠? 이집트에선 아예 차를 버리고, 당나귀가 끄는 달구지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카이로에서 윤창현 특파원입니다.



<기자>

인구 2000만의 대도시 카이로 시내.

도로 곳곳을 당나귀가 끄는 마차들이 점령했습니다.

과일과 채소를 파는 상인들부터, 온갖 짐들을 나르는 시민들까지 차 대신 당나귀 마차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산/카이로 시민 : 당나귀 없이는 아무것도 못해요. 우리에겐 무척 소중합니다.]

도심 한복판의 전봇대 주변은 온통 풀을 뜯는 당나귀들 차지가 됐습니다.

1년 넘게 계속된 경제난 속에 기름값이 폭등하고, 이마저도 공급이 달리자 차 대신 당나귀 마차를 찾는 서민들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살레/카이로 시민 : 트럭이나 승용차 연료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요. 어떤 때는 요리할 가스도 없거든요.]

'혼돈의 도시'로 불릴 정도로 악명높은 카이로의 도로사정은 느림보 당나귀들이 늘면서 더욱 답답해졌습니다.

이집트 정부는 교통체증을 유발한다며 당나귀의 도심 진입을 막기도 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스마일/카이로 시민 : 차량 유지비보다 싸고 다루기도 쉽지요. 게다가 공해도 없으니 훨씬 좋습니다.]

아랍어로 당나귀를 뜻하는 후마르는 '멍청이'를 뜻하는 비속어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최악의 경제난 속에 이제 당나귀는 서민들에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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