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은행들이 지난해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주주들에게 높은 배당금을 줄 계획입니다.
특히 국내 7개 주요 금융회사의 외국인 주주들은 이번에도 1조7000억 원을 챙겨갈 걸로 보입니다. 1년 전보다 32.5% 늘었습니다. 가계 빚 위기가 코 앞에 다가왔는데, 손실 대비할 생각은 별로 없고 배당 잔치만 화려한 겁니다.
먼저 한정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2003년 2조1000억 원을 들여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 펀드는 2007년 4000억 원대 배당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도 7700억 원을 지급받아 배당금으로만 1조7000억 원 넘게 챙겼습니다.
4대 금융지주회사 역시 올해, 지난해보다 50% 많은 1조4000억 원을 배당할 계획입니다.
우리금융을 제외한 3개 지주사의 외국인 지분율이 모두 60%를 넘은 만큼 외국인들이 가져갈 몫도 그만큼 커진 셈입니다.
외국인이 거의 100% 지분을 갖고 있는 SC은행과 씨티은행도 올해 배당을 1년 전보다 30% 이상 늘립니다.
[금융권 관계자 : 해외투자자들은 안전성하고 배당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배당은 높은 편이 아닙니다.]
높은 수수료와 예대마진으로 지난해 10조 원 넘는 순익을 내며 나홀로 호황을 누렸던 은행권.
고객들은 허탈하기만 합니다.
[백성진/금융소비자협회 사무국장 : 서민들을 대상으로 얻은 수익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예금자나 서민들에게 그 혜택을 돌려주지 않고, 외국인 대주주에게만 배당한다고 한 것 자체가 국부 유출이고.]
금융 당국도 일찌감치 고배당 자제를 주문해왔습니다.
[장병용/금융감독원 일반은행검사국 팀장 : 배당은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한 사안이지만 최근에 불확실성 증대와 향후 자본 규제 강화등에 대비해서 과도한 배당을 자제하고 내부유보를 확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지만 은행들은 이런 금융당국의 권고 보다는 외국인 주주들의 고배당 요구부터 수용하는 게 우선이었습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영상편집 : 위원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