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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뒤바뀐 유골…"어머니 죄송합니다"

애타는 유족들, 경찰서에서 설차례 지내야 할 판

<8뉴스>

<앵커>

지난해 여름 폭우로 묘지가 무너져 내리면서, 어머니 유골이 뒤바뀐 유족들이 있었습니다. 아직까지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서 유골은 아직도 경찰서에 보관돼 있습니다. 어머니 유골을 경찰서에 모시고 설을 맞아야 하는 유족들, 심정은 어떨까요?

정규진 기자가 사연 취재했습니다.



<기자>

[2011.9.10 8뉴스 : 유골이 뒤바뀌었을지도 몰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저희 형제들, 가족들은 경악을 했습니다.]

그로부터 넉 달이 지났습니다.

[저희 어머니 유골 때문에 왔습니다.]

강덕희 씨 어머니의 유골은 경찰서 한 구석에 보관돼 있습니다.

경기도 포천의 한 공원묘지, 원래 강 씨 어머니가 묻혀 있던 자리입니다.

[죄송합니다. 어머니.]

경기도 포천의 한 공원 묘지.

원래 강 씨 어머니가 묻혀 있던 자리입니다.

지난해 7월 폭우가 몰아닥치면서 이 주변이 모두 함께 휩쓸려 내려갔습니다.

이때 강 씨 어머니 묘도 유실됐습니다. 수해를 겪고, 한 달이 지나 강 씨는 공원묘지로부터 어머니라며 유골 한 구를 건네 받았습니다.

화장을 했는데 이상한 금속판이 나왔습니다.

[강덕희/분묘 유실 유족(지난해 9월) : 철심 같은 게 있고 피스가 네 개가 발견 됐습니다.]

부러진 발목에 덧대는 철심인데 강 씨 어머니는 그런 수술을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강 씨는 다른 유족과 함께 경찰의 도움을 받아 유전자 검사를 했고 최근 두 집의 유골이 뒤바뀌었단 결과를 받았습니다.

[정말 너무 화가 나고 순간순간 숨이 탁탁 막히고 정말 참담했습니다.]

당황스럽기는 상대 유족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족들은 공원묘지 측의 무성의에 항의했습니다.

[조석준/분묘 유실 유족 : 제가 그렇게 철심이랑 있다고 주장했는데 법의학자는 귀도 안 기울이고.]

공원묘지 측은 천재지변으로 생긴 일은 책임지지 않는다고 명시된 약관을 근거로 책임질 일이 없단 입장입니다.

유골을 다시 묻으려면 매장 비용을 유족이 부담하라는 겁니다.

[유족 : 시신이 틀려 남의 어르신 갖다 저희가 화장하고 이렇게 된 거 아닙니까?]

[묘지 관계자 : (다른 유족도) 어쨌든 자비 부담으로 다 (재매장) 한 걸 아시잖아요.]

천재지변이다, 아니다, 공원묘지측과의 대립 속에 유족들은 이번 설 성묘를 경찰서로 가야할 판입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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