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어젯(9일)밤 전국의 고용지원센터 앞에서 농민들이 밤을 새워서 줄을 섰습니다. 외국인 근로자를 배정받는 줄이었습니다. 도시로 나간 쳥년들은 실업에 시달리고 청년이 없는 농촌은 외국인 근로자를 찾는 겁니다.
조기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건물을 빙 돌고 남을 정도의 긴 줄이 섰습니다.
육순의 노인도, 칠순의 노인도 힘겹게 줄을 서야 합니다.
[고광열/농민 : 여기 도착한 시간이 아침 9시.]
혹한의 기나긴 밤, 줄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지금 시각이 새벽 1시 33분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외국인 근로자를 구하기 위해 이틀 전부터 거리에서 밤을 지샌 농민들입니다.
올 상반기 전국 농축산 가에 배정된 외국인 근로자는 2700명.
이번 기회를 놓치면 6달 뒤에야 배정받을 수 있습니다.
[안정민/농민 : 덜덜 떨면서 그러고서 지금 기다리는 거예요. 날밤 새면서.]
배정시간이 다가오면서 자리다툼은 몸싸움으로 이어집니다.
외국인 근로자 배정은 오전 8시 30분 선착순으로 이뤄졌습니다.
농민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립니다.
[홍영희/외국인력 배정탈락 농민 : 밤 새우면서 추운데서 떨고 이런 게 무슨 보람이 있어야 되는데 보람도 없고 지금 와서 짤렸으니까 당신네들 가라, 그러면 뭐냐고 우리는.]
최저임금을 받고 농사일을 거드는 외국인 근로자들.
우리 젊은이들이 외면하는 농가에선 모시기 힘든 귀한 존재가 됐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위원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