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나라당 김종인 비대위원이 정강정책에서 '보수'란 단어를 아예 삭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수 빼면 한나라당이 한나라당이 맞냐며, 반발도 터져나왔습니다.
한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발전적 보수를 계승한다' 한나라당의 정강정책, 머릿글 첫 문장입니다.
김종인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은 SBS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정강정책에서 '보수'라는 단어를 아예 빼겠다고 밝혔습니다.
보수냐 중도냐 하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강·정책도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정이념을 지향한다고 못 박는 것 자체가 시대 흐름에 안 맞는다는 얘깁니다.
이명박 정부를 상징하는 수식어인 '선진화'라는 표현도 정강정책에서 삭제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상당수 영입된 뉴 라이트 운동 출신 친이계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흔들어 보수층을 분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전혁/한나라당 의원 : 보수라는 단어를 빼 물타기를 하겠다는 건 대단히 정치공학적인 발상이고 위험하기까지 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적 쇄신 논란에, '보수 정체성' 논란이 겹쳐지면서, 한나라당 내 갈등이 증폭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