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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를 선행으로 위장…피해자 결국 숨져

<8뉴스>

<앵커>

교통사고를 낸 남자가 피해자를 두 시간 가까이 차에 싣고 다니다 마치 길에 쓰러진 사람을 선의로 도와준 것처럼 위장해서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거짓은 나중에 들통났지만, 피해자는 결국 숨졌습니다.

정경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31일 새벽 경기도 안산의 한 왕복 이차선 도로, 48살 김모 씨가 몰던 승합차가 송년회를 마치고 귀가하던 21살 권모 씨를 치었습니다.

사고 직후 김 씨는 의식이 없는 피해자를 조수석에 태운 뒤, 경찰에 신고하지도, 병원으로 옮기지도 않았습니다.

피의자는 이 일대에서 교통사고를 내고 피해자에 대해 아무런 응급조치를 하지 않은 채, 한 시간 50분 동안이나 돌아다녔습니다.

김 씨는 집 근처에서 아들을 불러낸 뒤에야 병원 근처로 갔습니다.

그리고 피해자를 길바닥에 눕힌 뒤, 폭행당해 쓰러져 있던 사람을 발견한 것처럼 위장해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뺑소니 사고를 자신의 선행으로 둔갑시키려 했던 겁니다.

하지만 경찰은 골절이 심한 피해자의 상태를 의심했습니다.

[박종필/경기 안산단원경찰서 교통조사계 팀장 : 옷에 찢긴 흔적, 타이어흔이 있었고 피해자 가슴의 갈비대가 부러졌고, 폭행사건으로 보기엔 손상 흔적이 전혀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경찰은 신고를 한 김 씨 아들을 추궁해 결국 뺑소니 사실을 자백 받았습니다.

제때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한 피해자는 사고 발생 사흘째인 오늘 숨졌습니다.

[피해자 권모 씨 유족 : 우리 아들이 눈만 떴으면 다 용서해 주려고 했어요. 전부 다… 의사도 깜짝 놀랐죠. 조금만 (병원에) 빨리 왔더라면….]

경찰은 김 씨가 사고 직후 소주를 사서 마시는 CCTV 장면을 확보했습니다.

또 김 씨가 음주운전 전과 8범이란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사고 당시 음주 운전을 감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술을 마시는 장면을 CCTV에 노출시켰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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