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한 고등학교 럭비부에서 고3인 선수들을 대학에 보내기위해 경기 출전 선수명단을 바꿔치기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경기에 뛰지도 않았는데 입시 가산점 챙겨주려고 선수명단을 가짜로 작성한 겁니다.
이경원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0월 전국체전 럭비 종목 고교부 결승전.
[경기장 방송 : 양교의 출전선수 명단을 불러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정작 출전했던 2학년 A 군의 이름은 호명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벤치를 지키던 3학년 학생의 이름이 불렸습니다.
학교 측에서 3학년 학생을 선수 명단으로 제출하고 실력이 좋은 2학년 A 군을 대신 뛰게 하는, 이른바 '명단 바꿔치기'를 한 겁니다.
[럭비부 학부모 : 전국체전에 경기 실적이란 게 있잖아요. 성적을 얘(3학년 학생)한테 주기 위해 바꿔치기를 한 거죠.]
고교 럭비 대회 가운데 가장 권위가 있는 전국체전에 참가해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 입시 가산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 이 학교는 우승했고 경기에 뛰지 않았던 3학년 선수는 이 성적으로 대학에 지원해, 현재 입학 전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명단 바꿔치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고의가 아닌 실수였다라고 주장합니다.
[해당 학교장 : (감독이) 엔트리가 아닌 사람으로 잘못 적어냈다고 그래요. (잘못 적어 냈으면 (2학년 선수가) 안 뛰어야 되잖아요.) 그게 그렇긴 한데, 이게, 참…]
감독은 고3학생을 대학에 진학시키려면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합니다.
[럭비부 감독 : 3학년 학생이기 때문에 엔트리 넣는 건 맞아. 대학과 관련돼 있는데, 못한다고 빼 놓는 것은…]
현실적으로 감독이 명단을 바꿔치면, 협회도, 대학도, 알 방법은 없습니다.
[럭비협회 관계자 : 힘들죠. 팀도 많고 사람도 많으니까. 물론 우리는 명단을 보고 확인을 하죠.]
[대학 관계자 : 협회에서 나오는 기록표가 있어요. 출전한 이름이 표시가 되거든요. 그걸 보고 경기에 출전했다고 판단하죠.]
시합 뛰는 학생과 대학가는 학생이 따로 있는 체육특기생 입시 현실, 이런 게 비리가 아니면 뭐가 입시비리냐고 학부모들은 반문합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박정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