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건설 중장비만 훔쳐서 해외에 팔아넘긴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중장비 하나로 생계를 이어가던 가장들, 앞길이 막막해졌습니다.
장훈경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여주의 한 폐차장.
경찰이 차량을 분해하고 있는 남자를 체포합니다.
[절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습니다.]
폐차장에서 50미터 떨어진 창고에서는 이 남자가 해체한 건설 중장비들의 흔적들이 발견됩니다.
[사업자 등록증, 밤샘 주차 경고증… 차량번호 나오네.]
56살 김 모씨 등 일당 5명은 서울 등 수도권 일대를 돌며 크레인과 트레일러 같은 건설 중장비를 훔쳐 캄보디아에 팔아 넘겼습니다.
이들은 세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차량을 창고에 끌고 와 이렇게 분해한 뒤 수출했습니다.
공사현장이나 도로에 무방비로 주차된 건설 중장비를 절도 대상으로 삼은 뒤 근처에 CCTV가 없는 경우만 골라 훔쳤습니다.
[김 모씨/피의자 : 밤 12시 넘어서 도로변이나 한적한 곳, 이런 데서 훔쳤습니다.]
이런 식으로 김씨 일당이 훔친 건설 중장비는 모두 88대, 시가 45억 원에 이릅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중장비 하나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들이었는데 건설 중장비는 자차 보험도 적용이 안 돼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A씨/피해자 : 지금 이런 사실도 부모님은 아무것도 모르세요. 하루 한 순간에 모든 것이 날아가니까. 어떨 때는 죽고도 싶고…]
경찰은 김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중장비 해체를 도와준 나머지 일당 3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