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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면 흥청망청…급식 부실 부르는 수저 수난

<8뉴스>

<앵커>

작은 물건이라고 마음대로 가져갔다가  모두가 손해 보는 일은 또 있습니다. 학교에서 급식할 때 쓰는 수저인데, 하도 많이 없어지고 훼손돼, 반찬값 줄여 수저 사야 할 지경입니다.

박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엿가락처럼 휘어지고, 매직으로 낙서를 해 고철이 돼 버린 학교 급식용으로 준 숟가락과 젓가락입니다.

[중학생 : 교실이나 복도에 떨어져 있으면 (발로) 차고 다니고 그러는데.]

[애들 전부 장난삼아서 구부러뜨리고, 남의 것이라 막 하는 것 같아요.]

이런 훼손 사례는 대부분의 중,고등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따로 식당이 없어 교실에서 배식하는 학교에선 더 심합니다.

서울의 한 남자 중학교에서는 지난 6개월 동안 모두 1천 8백 벌의 수저가 없어지거나 훼손됐습니다.

수저를 보충하는데 든 돈은 한 벌에 2,200원씩 모두 4백만 원, 전교생에게 사과를 열 번 정도 급식할 수 있는 돈이 수저를 사는데 들어간 겁니다.

이 돈을 모두 급식비에서 충당하다 보니 결국 반찬이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고등학교 영양교사 : (수저 값이면) 한끼의 밥도 될 수 있어요. 그냥 없어지고 낭비되는 거죠. 보조식을 줄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어드는 거죠.]

서울지역 대부분의 중,고등학교는 작년 말부터 학생들에게 수저를 제공했지만, 1년도 안돼 식단까지 위협받는 상황이 되자 수저 제공을 중단하는 학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학교 영양교사 : 숟가락을 없애서라도 학생들에게 질 좋은 급식을 제공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학교에서 동의를 해 숟가락을 없애게 됐죠.]

일부 학생들의 철없는 장난이 결국 자신들이 먹는 급식자체를 부실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주범,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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