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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넣고 차 이상"…제보에 들통난 유사석유

<8뉴스>

<앵커>

정부가 유사석유 판매에 대한 특별 단속에 나섰지만 꽁꽁 숨기고 장사하는 걸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소비자들의 제보가 가장 큰 힘이 되는데, 실제 제보를 받고 단속에 나선 현장을 김도균 기자가 따라가 봤습니다.



<기자>

지난달 말, 한 시민이 "기름을 넣고 차에 이상이 생겼다"며 제보한 주유소입니다.

이곳은 지난 4월에도 유사석유를 팔다 적발된 곳.

날이 어두워지고, 유사석유 합동단속반이 들이칩니다.

지하 탱크에 산업용 내시경을 넣어 한참을 살펴보더니 뭔가를 발견한 듯 화면을 가리킵니다.

드릴과 망치로 한참 땅을 파내자, 비밀 탱크를 감춰놓은 맨홀이 드러납니다.

맨홀 속에 고여 있는 액체는 무엇일까? 시선이 집중됩니다.

[(그게 뭐예요?) 물인데요.]

이젠 직접 석유를 꺼내 검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유사석유가 맞을까? 채취한 석유의 성분을 분석하는 동안 이동실험실엔 팽팽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강대혁/한국석유관리원 지능검사팀장 : (지금 어때요?) 지금 여기서 분석을 했는데요. 톨루엔하고 용재가 들어간 이런 타입의 유사 휘발유입니다.]

정상적인 휘발유의 톨루엔 함유량은 1내지 2%, 이곳의 휘발유에는 톨루엔이 20%나 들어 있습니다.

주유기를 들어내 이중 배관까지 찾았습니다.

그래도 주인은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뗍니다. 

[오모 씨/주유소 업주 : (이거 모르셨어요?) 네. 저는 알지 못했습니다. (유사석유가 나왔는데 그건 사용을 했다는 거 잖아요?) 제가 사용을 안 했습니다.]

경유는 어떨까?

보통 경유처럼 노란 빛을 띄던 기름이 시약을 넣자 보라색으로 변합니다.

등유가 섞여 있다는 증거입니다.

마지막으로 유사석유 탱크 배관을 여닫는 장치를 찾아야 합니다.

두 시간 이상이 지나서야 천장까지 이어진 전선을 발견했습니다.

옥상까지 올라가 덮인 판을 드러냈더니, 유사석유 탱크 배관을 작동시키는 중계장치가 나왔습니다.

그제서야 주인은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이환수/경기도 의정부경찰서 지능팀장 : 공사를 마치고 8월부터 약 5만 리터 정도를 그때부터 판매를 했다, 업자가 와서 또 돈이 된다….]

한국 석유관리원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가 유사석유 근절의 지름길이라며 의심이 가면 홈페이지나 콜센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김용호/한국석유관리원 지능검사팀 대리 : 엔진에서 깡깡깡 소리가 나거나 또는 연비가 급격하게 저하될 수 있고요. 매연이 과량으로 배출돼 소비자들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유사석유 판매를 뿌리뽑기 위해 유사석유를 팔다 한 번만 적발돼도 등록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불법적인 수익도 환수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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